
“고추장에 된장, 김치에 깍두기 잊지 마라 잊지 마 너와 나는 한국인 신토불이야.”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이 타결되면서 쌀 수입개방의 우려에 휩싸여 있던 때 가수 배일호는 “너는 누구냐~”로 시작하는 노래 ‘신토불이(身土不二)’를 히트시켰다. 농민들을 중심으로 불린 신토불이는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4년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를 발표했는데 도시에 거주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일수록 국내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거부감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될수록 소비자는 더 유리해질 것이다’라는 의견에도 20대 이하(79.5%)와 30대(78.0%)는 10명 중 8명이 공감하는 등 국민 전반적으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충성도가 매년 낮아지면서 수입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할 것이라는 답변이 2021년 28.6%에서 2024년 15.4%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가수 박진영은 한 방송에 나와 자신이 경영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직원 식당에 채소는 유기농 제품만 공급한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알레르기가 심해 고생했는데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유기농, 친환경 농산물만 공급해 자신들의 아티스트와 직원들의 건강을 지키고 격려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어릴 적 농촌에서 생활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개방 문제를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MZ세대는 가성비 있는 수입 농산물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유 있는 가치소비도 즐겨하는 그들이기에 왜 국산 농산물, 신토불이가 좋은지 잘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가수 박진영처럼 비싸다는 것을 알지만 저농약 친환경 국산 농산물의 가치, 신토불이가 갖는 힘, 알레르기도 고칠 수 있는 좋은 우리 먹거리의 가치를 MZ세대는 물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적극 알리고 홍보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