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피플&피플]‘공교육 전문가’ 주석훈 신임 유봉여고 교장 “학교와 교사 믿어달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지난 25일 춘천 유봉여고 제17대 교장으로 취임한 주석훈 교장. 1992년 교직에 입문한 그는 한영외고, 인천하늘고 교감, 서울미림여고 교장 등을 거쳐 올해부터 유봉여고 교장을 맡게 됐다. 그는 대한민국 공교육에서 진학 지도와 학교 변화에 독보적 영향을 미친 인물로, ‘공교육 대입 전문가’, ‘진학 교사들의 대부’로 불리우고 있다. 최근 입시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유봉여고와 입시 전문가인 주 교장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7일 주교장을 만나 그의 교육 철학과 계획을 들어봤다.

■‘공교육 대입 전문가’로 불리는 이유는=“쑥스럽다. 그런 칭송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2005년 서울시교육청에서 대학 진학 지원단을 조직하며 공교육 내 진학 지도를 활성화한 적이 있다. 당시 대학 서열화를 금기시했지만, 전국 대학의 진학가능점수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진학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자료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또한 의대 등 의약학계열 대학진학 관련 교사 연수 책자를 제작했는데, 당시 사교육 시장에서도 관심이 컸고 현재도 그 틀이 유지되고 있다. 대학들이 자문위원단을 구성하던 시기에는 여기저기 불려가기도 했다.”

■서울 미림여고에서 성공신화를 썼다는데=“2016년 미림여고 부임 당시 자율형 사립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며 변화가 필요했다. 학교 안정화와 교육 과정 개편,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교육 과정과 평가 방식을 정비하고, 학생들의 자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과정에서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사실 평가가 과하게 이뤄진 측면도 있다.”

겸손한 그의 말과 달리, 미림여고는 교육부에서도 우수한 일반고 전환 사례로 소개될 만큼 성공적인 변혁을 이뤄냈다.

■유봉여고에 오게 된 계기와 향후 방향은=“조규대 유봉학원 이사장의 요청이 있었다. 2023년 이사장께서 직접 찾아왔는데 당시 수업 중이라 약속 시간에 늦었고, 교장이 직접 수업을 한다는 점에 놀라셨다고 들었다. '좋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이사장의 뜻에 공감했고, 그래서 오게 됐다. 유봉여고에 와보니 젊고 열정 넘치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내가 가진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학생 상담, 수업 기록 요령 등 교사대상 연수를 직접 계획하고 있다.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맞춰 선생님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고 미래를 향해 큰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명문고란 어떤 학교인가=“학교의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명문고는 단순히 입시 성적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졸업한 후에도 학교에 애정을 갖고 찾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졸업생들이 모교에 기부하고 기여하며, 은사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학교,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재를 배출하는 학교가 진정한 명문고라고 생각한다. 이는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교사들의 열정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학교와 선생님들을 믿고 신뢰해 주셨으면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학교와 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학부모와 학교, 교사가 한마음으로 협력해야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춘천지역 학교와 교사 간 정보 공유가 활성화된다면 지역 교육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교육 생태계가 함께 발전할 것이다. 강원지역에서 배출된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봉여고에서 새 출발하는 주석훈 교장의 교육 철학과 경험이 학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