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통팔달 강원시대’ 실현을 위한 주요 도로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영월~삼척 고속도로는 2035년 개통을 목표로 3년 안에 착공에 나서게 된다. 동해안과 강원 남부지역의 발전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건의한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중 28개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었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 계획에 전국 최대 규모이자 강원지역 사상 최대 사·업량이 최종 관문인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이를 위해서 도지사를 비롯한 많은 공직자와 도민, 관계자분들이 보이지 않는 수고와 노력을 경주 하였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러나 이러한 경사스러운 상황 속에서 마냥 즐거워만 할 수는 없는 접경지역의 현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도내 18개 시·군 중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간선도로 중 4차선 도로가 없는 곳은 화천군과 양구군이 유일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대부분 지역들이 고속도로, 철도, 4차선 도로 등 교통망이 구축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화천군과 양구군은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의 지역이 시속 80~100㎞ 이상으로 달리며 지역개발과 발전을 위해 뛰고 있는데, 열악한 교통망을 가진 접경지역은 겨우 최고속도 시속 60㎞의 제한된 도로 여건 속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도로가 가지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접경지역의 발전은 요원하며 지역소멸은 가속화될 것이다.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국도와 국지도를 신설하거나 확장·개량하는 국가 최상위 계획이다. 이 계획 안에 반영되지 못한 접경지역의 도로는 2030년 이후에나 계획에 반영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미반영된 영월~양구(남북 9축) 고속도로를 올해 12월 발표 예정인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반세기가 지나도록 방치돼 있던 남부 9축 고속도로를 건설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해야 하며, 양구~인제~영월 구간만이라도 조기 신설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동서고속화철도 양구 야촌리~용하리 구간의 공사가 성토구간으로 계획되어 있는데, 이는 농작물의 피해와 마을의 단절 등이 예상되므로 교량화가 절대 필요하다. 그간 양구군과 관계기관 간 수차례에 걸친 협의와 건의 등이 있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군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크지 않다. 지역발전을 위한 철도건설이 지역에 피해를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별자치도가 출범되고 도로망 상황이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도민들과 출향인사, 특히 동해안 지역과 강원남부권 주민들이 지역발전에 대한 희망을 가득 안고 있는 이 시점에서 투정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는 않다. 그러나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만 ‘사통팔달 강원시대’가 남의 일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접경지역 주민들은 박수치는 와중에도 한편으론 씁쓸함을 삼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상심과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접경지역의 도로 상황에 강원특별자치도가 특별한 의지를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지방자치는 경제성과 효율성의 논리로만 해결될 수는 없다. 지역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각에 맞는 특색이 있는 지역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 투자대비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지역균형개발의 시각에서 접경지역 도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지금이 바로 지역발전과 교통망에서 소외 받아온 지역에 대한 균형발전 차원의 배려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