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기획]디지털 물결 속 아날로그의 끝자락을 보다

(상)추억속으로 사라지는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 부스
디지털 체제 도래하며 아날로그 통신 수단 점차 없어져
공중전화 1대당 월평균 사용 11.7건·25.7분으로 집계
"역할 변모했지만 없어서는 안될 공공재"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근대부터 사람들간의 주된 연락수단의 역할을 담당했던 공중전화와 우체통의 사용률이 크게 감소되고 있다. 17일 춘천시 후평동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공중전화와 우체통을 지나쳐 걸어가고 있다. 박승선기자

스마트폰 하나로 금융 거래와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한 때 대표적인 통신 수단이었던 공중전화와 우체통이 사라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공중전화와 우체통을 점진적으로 철거하는 추세다. 강원일보는 세 차례에 걸쳐 아날로그 통신수단의 현 주소와 디지털 전환에 밀려나는 공공 인프라의 현실, 재활용을 통한 아날로그의 미래 등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상)추억속으로 사라지는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 부스

■사라지는 우체통·공중전화=17일 강원지방우정청에 따르면 도내 우체통 개수는 396개로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다. 18개 시·군 당 평균 22개만 남은 셈이다. 우정청은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우체통 철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이용량이 적은 우체통이 자칫 도심 속 ‘흉물’이 될 수 있어 내부 규정에 따라 철거 우체통을 선정한다. 한때 서민들이 줄을 이어 이용하던 공중전화 부스도 이용자가 급감하며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KT 서비스 남부 공중전화운영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내 공중전화 부스는 1,000여대로, 10년 전 보다 3,600여대, 78%나 줄었다.

■“이용하는 사람 극히 드물어”=우체통과 공중전화는 한때 서민들에게 없어선 안 될 필수적인 연락 수단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체제로 빠르게 바뀌며 우체통과 공중전화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춘천에 거주하는 박모(52)씨는 “시대가 변하며 스마트폰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고 있지만 손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고 소통했던 옛날이 그립다”고 씁쓸해 했다. 공중전화도 잊혀져 가고 있다. K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내 공중전화 1대당 월평균 이용건수는 11.7건, 평균 통화량 25.7분으로 하루에 1건, 1분도 이용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삶 보장하는 통신복지 서비스 존치해야”=과거 우체통은 편지로 누군가의 설렘과 그리움을 담아내던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분실물, 의약 수거함 등 공익적인 역할로 새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우체통을 통해 잃어버렸던 지갑을 찾은 홍모(여·24)씨는 “지갑 속 소중한 사진과 추억을 되찾아 애틋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체통이 건네주는 온기는 여전한 것 같다”고 일화를 전했다. 공익적인 역할과 함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 등에서는 공중전화가 필요한만큼 최소한의 통신복지 서비스 차원에서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T 공중전화팀 관계자는 "공중전화는 땅으로 매립되는 유선 통신망을 사용해 재해·재난 등으로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 사용을 할 수 없을 때 공공재인 공중전화의 존재는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근대부터 사람들간의 주된 연락수단의 역할을 담당했던 공중전화와 우체통의 사용률이 크게 감소되고 있다. 17일 춘천시 후평동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공중전화와 우체통을 지나쳐 걸어가고 있다. 박승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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