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고금리, 경기침체 여파… 강원지역 경매 신청 코로나 이후 최대치

지난해 춘천지방법원과 산하 지원 3곳 경매 신청 6,979건
1년 새 1,354건 증가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늘어

연합뉴스

고금리, 경기침체 여파로 강원지역의 법원 경매 신청 물건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경기 불황의 그늘이 경매 물건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탄핵 정국 등도 경매 시장의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춘천지방법원과 산하 지원 4곳(강릉·원주·속초·영월)에 접수된 경매 신청 물건 수는 6,979건으로 1년 전(2023년 5,652건)보다 1,354건(24%) 늘었다. 이는 경기침체가 심화됐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6,017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경매 신청 물건 수는 채권자들이 신규로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로, 유찰 물건이 누적되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보다 최근 경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

신규 경매 매물이 늘어난 이유는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늘기 시작한 탓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영끌족들도 큰 타격을 받으면서 도내 임의경매 개시 신청도 6,000건을 넘기며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법원등기정보광장의 임의경매 개시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도내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6,667건으로 전년보다 1,122건(20.2%) 증가했다.

속초지역의 한 상가 건물은 지난해 1월 경매시장에 나왔지만 세 차례 유찰됐다. 오는 19일이 매각기일 이지만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춘천의 A아파트(64.1㎡)는 한 차례 유찰돼 감정가(4억6,000만원) 대비 84.78% 수준인 3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신청이 늘면서 경매 진행건수도 늘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4년 2월~2025년 1월) 도내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136건으로 전년(478건)대비 42% 급증했으며, 상가건물 경매 진행은 400건을 넘겼다. 하지만 매각건수가 절반에 못미치면서 매각률은 50%를 넘기지 못했다.

상가의 경우 경기 침체 여파로 공실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도내 오피스 공실률은 26%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고, 집합상가 공실률은 신표본 집계 시작한 2022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17%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상가나 비아파트 경매는 여전히 냉랭한 편이고, 앞으로 경매 물건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리한 고가 낙찰은 지양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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