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시로 잇는 현실과 초월의 세계

박우지아 시인 시집 ‘온품을 그리다’

춘천 기반 전국구 문예지 ‘시와소금’이 최근 박우지아 시인의 시집 ‘온품을 그리다’를 펴냈다.

현실과 초월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를 탐구해온 박우지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현실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새로운 시적 상상력을 펼친다. 4부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명화와 시조가 어우러져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한낮의 등불은 불 밝히지 않아요/오로지 땀으로 땀으로 흙을 갈죠/그 누가 초원의 땅을 아름답다 했나요/수만 번 바람은 흙 속에서 몸살했죠” (정직한 삶을 꺼내주세요 - 빈센트 반 고흐 ‘감자 먹는 사람들’中) 박 시인은 땀과 노력으로 살아가는 현실적 삶을 조명하며 노동의 고통과 인내, 결실을 강조한다. 자연의 이미지를 활용해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노고를 부각하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한다.

이번 시집은 현실과 인간 내면의 탐구가 균형을 이루며 문학적 깊이를 더했다. 시 속 현실은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내는 장이며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금 조명한다. 박 시인은 현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시적 언어로 형상화했다.

“얼마나 거친 모래가/몸을 파고들었던가/지루한 태양은/그림자마저 태우지만/알 품은 거북이처럼/저 심해를 건너서”(달팽이中)

시는 달팽이의 느리고 험난한 여정을 통해 인간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거친 모래와 뜨거운 태양 속에서도 묵묵히 길을 나아가는 모습은 역경을 견디며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독자들에게 삶의 고통과 성찰 그리고 희망을 전한다. 박 시인의 작품은 개인적 성찰을 넘어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 일상과 철학을 아우르는 주제를 통해 독자들은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깊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시와소금 刊. 11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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