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1일 열리는 강원일보 80주년 기념 및 3·1절 106주년 기념 건강달리기대회의 이색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족 생계를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머나먼 한국 땅으로 일자리를 찾아온 핫산 샤킵(26)씨.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온 핫산은 춘천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중이다. 한국에 온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대한민국 생활 ‘새내기’로 아직 한국어가 서툴어 의사소통도 쉽지 않다. 하지만 성실한 모습으로 근무하며 직장 동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해 고국에서 열렸던 마라톤대회에 여러번 참가했었다는 그는 “강원도에 유명한 최고의 달리기 대회가 있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가족 생계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한국을 찾은 핫산씨는 부모님과 두 누나가 있어 집안에서 막내이지만 실질적인 집안의 주 수입을 담당하는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고된 일에 지치고 고국에 있는 가족이 보고 싶어 울적해질 때면 춘천 공지천을 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에게 있어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일뿐만 아니라 인생의 즐거움이다.
핫산은 “밤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일하며 고된 하루를 보내지만 달리기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는다”며 “강원도 최고 달리기대회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만 꼭 좋은 기록으로 완주해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 지린성에서 온 장보징(25)씨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강원대 스포츠과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어느덧 춘천에 온지 5년차가 된 ‘춘천 베테랑’이다. 방학 때는 학교 인근 중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아침마다 달리는 것이 본인만의 루틴이라고 소개한 장씨는 “내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어 마라톤 참가를 결정했다”면서 “아름다운 춘천의 경관을 즐기며 달릴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스포츠과학 박사 과정까지 수료해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 중국의 스포츠 문화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만의 자랑거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장씨는 “마라톤 대회 수상 실적은 내 자신이 ‘이걸 잘한다’라고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수상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