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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트럼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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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영국의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농업을 뜻하는 영어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조합해 곡물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일반 물가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2007년 옥수수 값 폭등으로 멕시코에서 ‘토르티야 폭동’이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세계 30여 개 국가에서 식량가격 급등으로 인한 폭동이 발생했다. 그리고 앞으로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전망은 지금 우리의 현실이 됐다. ▼에코플레이션(Ecoflation)은 ‘환경(Ecology)’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환경 보호 및 온실가스 감축 지구온난화 방지 등 글로벌 환경 기준의 강화로 인해 기업의 제조원가가 상승하면서 결국 물가도 따라서 치솟는 현상을 일컫는다. 환경적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자원 빈국으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에게 오늘날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강달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이른바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국가 우선주의 포퓰리즘’으로 불리는 트럼프 공약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플레이션이란 용어는 트럼프가 첫 대선 후보 때였던 2016년 11월 처음 나왔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에 대한 걱정은 9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우리에겐 복병이다.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민생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 IMF 당시 우리나라의 고통지수는 14.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대외 경제 여건마저 악화되면서 IMF때보다 더 힘들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언제쯤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이 담긴 경제를 얘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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