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 영세 어민들이 운행하는 선박의 안전사고 예방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선박 노후화에도 높은 수리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정비조차 하지 못한 채 당장의 생계를 위해 배를 끌고 바다를 향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
고성에서 40년 넘게 어업에 종사한 선장 A씨는 “어선 옆부분의 썩은 나무를 떼어내고 교체해야 하는데 견적이 1,000만원 가량 나왔다”며 “수온 상승으로 광어, 가자미, 도루묵과 같은 단골 어종 어획량도 절반 이상 줄어버린 상황에서 거액의 수리비를 지출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강릉의 선장 B씨는 “모터, GPS 등 각종 기계와 연결된 선박 전선이 노후화 돼 교체가 필요하지만 수리비용 500만원이 아까워 완전히 망가지기 전까지는 교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에 따르면 강원지역에서 선박 노후화, 정비 불량 등에 따른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18일 양양군 기사문항 동방 57㎞ 해상 인근에서 승선원 6명을 태운 어선 C호가 침수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어선에 의해 예인됐지만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20일 오전 10시45분께 삼척시 후진항 동방 3.7㎞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어선 A호 기관실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접수한 동해해경은 구조 인력을 급파해 기관실 화재를 진압하고 배수조치를 실시했다. 해경 조사 결과 정비 소홀과 승선원들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로 조사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동해·속초해양경찰서 관할구역에서 발생한 선박 안전사고는 총 1,070건이다. 지난해에도 207건의 선박사고 신고가 접수돼 해경이 조치했다.
해경은 어민들의 안전불감증이 커지고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어민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주기적인 어선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인명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했고 특히 동절기 원거리 조업선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피 명령을 발령하는 데 힘썼다”며 “앞으로도 기관 정비 불량, 기상악화 속 무리한 운항 등으로 인한 선박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