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지속되는 최악의 경제불황에 탄핵정국 등 사회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매서운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너스만 쫓는 경제지표와 가계·기업심리 위축, 건설산업의 연이은 붕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경제 위기가 고스란히 고용시장에 반영되며 실업급여에 기대야 하는 강원지역 실직자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 없어 실업급여로 버텨”=12일 고용노동부 춘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50여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신청자들은 20대 청년부터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다양했다. 김모(27·원주 태장동)씨는 “소규모 놀이시설에서 근무한지 8개월만에 회사가 폐업했다며 “새로운 직장을 찾을 시간적 여유도 없어 갑작스레 떠돌이 신세가 됐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순서가 되자 신분증을 챙겨 서둘러 신청 창구로 발길을 옮겼다.
5년간 컴퓨터 AS업체 기술자로 일한 임모(51)씨는 지난해 말 갑자기 권고사직을 받았다. 가족들의 생계가 걱정된 임씨는 당장 사용해야 하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실업급여를 신청하게 됐다. 임씨는 “새 일자리를 구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실업급여 수급이 끝나도 직장을 못 구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 김모(41)씨도 “한파와 불황으로 이른 새벽부터 인력사무소를 찾아도 일감을 못 구할 때가 많다. 실업급여로 생활하며 일감이 풀리기만을 기다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업급여 수급건수 한해 24만건=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실직 근로자에게 재취업 활동 기간 생활 안정과 노동시장 복귀 지원을 목표로 지급하는 급여다. 그동안 일시적 실직자들이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업급여를 받았던 구직자가 또다시 일자리를 잃었다며 실업급여를 신청해 받는 중복 수령이 급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강원지역 실업급여 수령건수는 2023년 24만2,518건, 2024년 24만6,084건으로 최근 2년 연속 24만여건에 달했다. 올해는 1월에만 2만1,834건으로 하루 평균 704건의 신청이 몰린 셈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계속되는 경제침체로 직종이나 나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계층이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는 시기에 상관없이 연중 신청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