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계의 혹한을 녹이며 예술의 온기를 전해온 ‘신유배기행’이 다시 돌아왔다.
대한민국 1세대 마이미스트 유진규와 한국화가 신은미, 판소리 명창 배일동으로 구성된 신유배기행은 ‘2025 신유배기행 시즌2-디아스포라’의 구상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신유배기행은 올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타국으로 떠나야 했던 디아스포라(이주자 집단)의 유배를 무대에 올린다. 그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일본이다. 광복으로부터 80년, 을사늑약으로부터 120년이 흐른 2025년. 신유배기행은 재일동포 ‘자이니치’를 만나 민족의 신명과 위로를 전한다.

새롭게 합류한 고수 박창준과 신유배기행은 다음달 21일부터 27일까지 간사이 지역에서 재일교포가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오사카 코리아타운’과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의 집단 거주지였던 ‘우토로’,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비가 세워진 ‘타마세 마을’을 찾을 계획이다. 이들은 디아스포라의 외롭고 고된 삶의 흔적을 쫓아 예술의 몸짓을 펼친다. 네 명의 예술가는 현지 재일 예술인들과 즉흥 협연을 통해 어울림의 장을 만드는 한편 선조의 한 맺힌 넋을 기리고 달래는 추모제도 진행한다.

지난해 춘천·강·통영·제주·광주 등 전국 곳곳의 공연장에 불을 밝히며 예술계의 유배기를 위로했던 이들이 새롭게 써내려 갈 기행(奇行)은 다시 한번 예술의 존재와 역할을 곱씹게 한다. 유진규 마이미스트는 “광복80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디아스포라의 비극은 현실로 존재한다”며 “동포들에게 한민족의 멋과 흥을 전하면서 스스로, 그리고 함께 위로하고 극복하고 상생하는 신유배기행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유배기행은 공연에 앞서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한다. 모금된 후원금은 일본 공연과 추후 실시될 한국 공연에 소요되는 제작·진행·체재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