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살기 좋은 고장 영월의 번창과 발전을 기원하며

한희도 법무부 교정본부 영월교도소장

아침 출근하면 제일 먼저 지역의 새로운 소식을 접하기 위해 강원일보를 샅샅이 읽는다. 그중 내가 살고 있는 기관장의 동정이며 행사 소식 등을 알기 위해 영월면에 더 관심을 가진다.

지난 1여년간 영월에서 지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며 고향 이상으로 애향심을 갖게 됐다. 이번 설 연휴 전국적인 폭설에 영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감사한 마음과 영월에서의 좋은 기억을 널리 공유하고 싶은 욕심에 펜을 들었다.

필자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명절을 보내고 긴 연휴 기간 고생하고 있을 직원들과 수용자들을 살피기 위해 영월로 향했다. 폭설로 인한 사고와 교통 혼잡을 피해 국도를 선택했다. 안동에서 영월까지는 봉화와 영주를 지나 소백산을 넘어 단양의 의풍을 거쳐 오게 되는데 소백산에 가까워질수록 눈이 많이 내렸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자체에서 제설작업을 잘했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차를 달렸지만, 부석터널쪽 오르막이나 김삿갓면쪽의 구불구불한 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석터널에서 단양 의풍에 이르는 구간은 나름의 제설작업이라고 모래를 뿌려 놨지만 차량이 몇 번이나 미끌어져 운전대를 꼭 움켜잡은 채 조심스럽게 차를 몰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단양과 영월의 경계 지점인 김삿갓면을 들어서자 언제 눈이 왔냐는 듯 초입부터 제설작업이 완벽하게 돼 있었다. 영월소방서와 청령포IC, 동영월IC 등도 마찬가지로 완벽히 제설돼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이 모두 사라졌다.

영월은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좋은 경치는 물론 아기자기한 동네 모습과 정이 넘치는 이웃들 덕에 참으로 살 만한 고장이다. 이에 많은 지인에게 영월을 소개하고 방문을 독려했다. 찾아온 지인들도 영월의 매력에 빠져 너무나 좋다고 한결같이 말했기에 임기가 돼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아쉬움이 크다.

직원들과 봉사회를 구성해 농촌일손돕기와 연탄배달을 했고, 수용자 교화 및 건전한 사회 복귀를 도모함과 동시에 지역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농협가공사업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정행정 소개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시설 참관 및 직업 진로 체험을 실시하는 등 지역사회와 교류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영월군의 배려로 영월읍~교도소 간 인도가 설치돼 직원과 인근 주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어두운 곳에 가로등과 CCTV 설치도 약속해줬고, 영월소방서에서는 정기적으로 방문해 합동소방훈련을 진행하는 등 감사한 기억이 많다.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가 연일 언론을 통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영월 상동 텅스텐광산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제천~영월 고속도로 착공 확정과 영월~삼척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통과 소식을 접하며 주민 이상으로 기뻤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 영월을 떠난다. 낯선 곳에서 최명서 군수 등 지역 내 기관 단체, 직원 등의 배려로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관광과 문화, 교육과 산업이 살아 숨 쉬는 영월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번창하고 발전하기를(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남아) 진심으로 기원한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