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개발공사와 중도개발공사(GJC)의 합병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강원도의원들이 지난 5일 진행된 강개공 업무보고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강개공이 과연 GJC의 사업을 인수할 만큼의 경영 능력과 재무 상태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강개공은 지난해 매출 2,070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도 출자 부동산 매각과 강원랜드 배당금을 제외하면 자체 사업을 통한 실질적인 이익 창출은 미미하다는 비판이 있다. 즉, 현재의 경영구조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도는 강개공이 GJ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2,100억원의 현물 출자를 검토 중이며, GJC의 악성 부채 해소를 위해 최대 300억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도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합병 이후에도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합병이 강개공의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강원도 전체의 재정 운영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현재 강개공은 행정복합타운 조성과 하중도 관광지 개발이라는 핵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강원도의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한 프로젝트다. 강개공이 이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GJC 인수로 인해 강개공이 불필요한 부담을 지게 된다면 본래의 핵심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미 강개공은 과거 알펜시아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막대한 부채를 떠안았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알펜시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강개공의 경영난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따라서 합병 추진 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사업 타당성 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도가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사업 타당성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검토 과정이 더없이 중요하다.
또한 도의회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정보는 투명히 공개돼야 한다. 강개공과 GJC의 합병이 강원도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도민들에게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도민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합병 이후의 경영 전략을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 단순히 GJC를 인수하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되며 인수 이후에 어떻게 강개공의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돼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다 강개공의 재정 부담이 곧 강원도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도 재정이 과도하게 투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정 관리 대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단계적 합병 방안을 검토하거나 민간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의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