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한파에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 자영업자와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동시에 소비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강추위까지 겹쳐 지역 상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6일 오전 춘천의 명동. 평소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한 곳이지만 이날 오전 최저기온이 영하 17.3도까지 떨어지면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극히 적었다. 지난 3일부터 최강 한파가 이어지며 외출 자체가 고통이 되어버렸고 주민들의 뚝 끊긴 발걸음은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춘천 명동 분식집 사장 임모씨는 “가게들이 하나씩 문을 닫으며 상권이 위축된 가운데 한파까지 몰아쳐 손님이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고 전통시장에서 견과류 상점을 운영하는 박모(56)씨는 “명절 지나고 추위가 시작되자 인건비조차 감당못하는 가게들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오늘 오전 7시에 문을 열었는데 3시간이 지나도록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6일 최저기온은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의 기온을 보였다. 횡성 22.6도, 홍천 21.2도, 철원 20.7도, 화천 20.6도, 평창 19.5도, 양구 18.1도, 영월 17.4도, 정선 16.7도, 원주 16.5도, 인제 16.2도 등을 기록했다.
원주 단구동에서 카페를 운영중인 진모(여·50)씨는 이번 주(2월3일~6일 낮 12시 기준) 매출액은 전주 같은기간 대비 20% 가량 떨어졌다고 전했다. 진씨는 “거리에도 돌아다니는 시민들이 없어 커피를 마시는 경우는 당연히 줄었다. 게다가 한파에 눈까지 오면 배달기사도 배정받을 수 없어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동지역은 영서보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다소 높지만 상인들의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국적인 역대급 한파에 외출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강릉 사천면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2)씨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슷해 매출이 80% 가까이 떨어졌다”면서 “바닷가의 경우 월세도 비싸다 보니 더 힘들어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겹쳐 최근 폐업을 고려한다는 주변 상인들이 많아졌다”고 한숨지었다.
이극상 강원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자체의 소상공인 대상 지원은 신용도가 좋고 매출이 높은 상인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가고 있어 대부분의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도움이 안된다”며 “한파나 경기침체 등 악재가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상공인들에게 적절한 지원과 소비촉진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원도를 비롯해 각 시·군 지자체는 한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비상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는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운영하며 긴급지원반 운영, 취약계층 안부 확인, 수도시설 동파 상황관리 및 피해예방 홍보 등을 실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