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 구조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119구급대원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일 낮 12시30분께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되던 30대 A씨가 홍천의 한 119안전센터 소속 B(37) 구급대원에게 주먹을 휘둘러 얼굴을 폭행했다. B대원은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홍천소방서는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1차 조사를 마쳤으며, 강원자치도소방본부 특사경에 추가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지난해 1월3일에는 호흡곤란 환자 발생 신고를 접수한 119구급대원 C씨가 태백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가 환자의 지인 D씨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복부와 어깨를 폭행당한 C씨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도내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총 31건이다. 2022년 9건에 불과했던 구급대원 폭행은 지난해 15건으로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는 2021년부터 3년간 731건, 지난해는 1월부터 8월까지 165건으로 조사되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급대원 폭행의 84%는 가해자가 주취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소방본부는 구급대원 폭행 사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고, 가해자에 대해 엄중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충격기, 가스총 등의 호신 장비를 지급하거나 폭력적인 환자나 보호자에 대해서는 구급대원이 정당하게 이송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 폭행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신고 접수 단계부터 환자의 주취상태 등을 확인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경찰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며 “구급대원을 폭행한 가해자는 소방서와 소방본부 특사경의 면밀한 조사를 통해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