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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이가 없다” 300억원 보증 피해 임대아파트 주민들 눈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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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시온숲속의아침뷰 보증 피해자 기자회견
소송 제기 후 처음 공개적으로 피해 사실 밝혀
“시행사 변명 늘어놓고 HUG는 방치”

춘천시온숲속아침뷰 민간 임대아파트 피해자들이 6일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시행사와 금융기관 등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약 300억원 대 보증금 피해를 입은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양원석기자

【춘천】 속보=300억원대 보증금을 반환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춘천 시온숲속의아침뷰 민간임대아파트 입주 예정자들(본보 지난 5일자 5면 보도 등)이 시행사와 관련 기관의 책임을 주장하며 눈물로 피해를 호소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시행사와 금융기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상대로 최근 소송을 시작했고 공개적으로 피해 사실과 입장을 밝힌 것은 이 자리가 처음이다.

6일 시청에 모인 이들은 “시행사와 중도금 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HUG에 입금하지 않았고 임대보증금 보증서를 발급한 HUG는 보증금 관리·감독에 실패하고 사기 행각을 방치했다”며 3자 모두의 책임을 주장했다.

이어 “시행사는 공사 대금을 빨리 받기 위해 지정 계좌가 아니라 직접 받았다는 변명을 늘어놓고 금융기관은 대출자 동의는커녕 입금 계좌 변경 고지도 없이 시공사에 입금했다”며 “HUG는 계약금과 중도금이 입금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고 확인 공지 하나만 했어도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던 입주자는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지자체에서 허가 받은 아파트 계약서, 사채업자도 아닌 금융기관, 정부 기관의 보증서 외에 어떤 것을 더 확인해야 했느냐”며 “시행사와 금융기관, HUG는 책임을 회피하며 서로에게 잘못을 미루고 있고 누구도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는 이가 없다. 밥도 먹을 수 없고 가족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할 수도, 잠을 자거나 숨을 쉴 수도 없다”고 울먹였다.

이와 함께 입주 예정자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중도금 대출 이자로 세대당 400만원 내외의 추심이 예정돼있고 사업이 보증 사고 처리될 경우 중도금 대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HUG는 현재 해당 현장의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이 같은 조치가 공매를 통한 채권 회수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HUG 관계자는 “약관상 지정 계좌에 납부하지 않은 비정상 계약자는 보증 이행 대상이 아니라고 기재돼 있어 보호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입주금 수납 현황이 부진해 시행사 측에 소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고 공매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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