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던 오모(37)씨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결국 폐업을 선택했다. 오씨는 “역대급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코로나 때보다도 줄었으며, 인건비 등 부담이 커져 가게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원주에 거주 중인 김모(50)씨도 최근 코로나 때도 체감하지 못했던 경기 불황에 5년간 운영했던 배달음식점 문을 닫았다.
역대급 불경기에 고용원을 둔 강원지역 자영업자가 18개월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11% 줄어든 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2023년 6월부터 줄어들고 있다. 감소 기간은 2008년 9월~2011년 3월(32개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길었으며,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감소세가 심화됐다.
이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도내 전체 자영업자 수는 18만2,000명으로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만에 2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외식업, 건설업 등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에만 도내 일반음식점 1,200곳이 문을 닫았고, 건설업체 182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면서 도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수령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강원본부의 ‘강원지역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수령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11월 도내 공제금 수령금액은 2023년보다 22억원 증가한 411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또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162억원)보다 3배 가량 많았으며, 처음으로 400억원대를 넘겼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영업은 내수 그 자체를 의미한다”며 “자영업자들이 폐업해 임시직 또는 일용직으로 옮겨갔거나 실업자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