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모작은 총 235편으로 결손가족, 재혼가족을 비롯하여 다양한 가족 형태를 다룬 동화, 반려동물의 동물권, 고령화사회의 노인문제, 환경문제, AI로봇 등의 소재가 많았다. 소재의 편집성에서 벗어나 독특하고 참신한 사유의 확장을 보여야 클리셰로부터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읽었다. 그중에서 최종심에 오른 ‘안녕, 소은’, ‘장수 전파사’, ‘델마의 선택’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델마의 선택’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엄마가 직장을 잃고 집에 있게 되면서, 돌봄 로봇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니 반납하겠다는 엄마의 효용적 사고와 돌봄 로봇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리나가 대립한다. 학습된 감정으로 현실을 인지한 돌봄 로봇 델마는 자신의 길을 선택한다. 정교한 자유의 손을 지닌 델마를 가상현실로 만나는 결말에서 악역 태오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델마의 선택’은 적절한 극적사건과 상황을 긴밀한 구성으로 전개하여 서사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로봇이 폐기되어 고철이 되어도, 의식은 가상 세계에 존재한다는 사유의 진전도 보여 주고 있다. 당선을 축하하며, ‘델마의 선택’이 초석이 되어 빛나는 작품을 많이 빚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