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작 단편소설 심사평]“재기 발랄 상상력·톡톡 튀는 대사로 독자 사로잡아”

◇김도연 소설가, 이경자 소설가(사진왼쪽부터)

350여 편의 응모작 중 예심을 통과한 작품은 ‘그라운드호그 데이’, ‘호상’, ‘오직 모음의 작품’, ‘프리다’, ‘물의 물고기’, ‘떼’, ‘진주’, ‘네모난 우주가 만든 둥근 세상’, ‘100미터씩 걸어가는 길’이다. 이 작품들은 장단점을 골고루 지니고 있었다. 이 말은 작가가 다시 작품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더 좋은 소설로 거듭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들 중 ‘그라운드호그 데이’는 초반부의 너무 직접적인 진술, 화자의 생활환경에 대한 도식적인 설명이 봄을 기다리는 겨울 다람쥐라는 좋은 상징을 방해하고 있었다. ‘100미터씩 걸어가는 길’은 아빠와 바람났던 여자의 장례식장을 엄마와 함께 찾아가는 밤길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올해의 당선작으로는 ‘네모난 우주가 만든 둥근 세상’으로 선정했다. 이 소설은 도입부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힘을 지녔다. 재기 발랄한 상상력, 톡톡 튀는 대사, 모계사회를 꿈꾸는 듯한 세계관 등등이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행성(行星)이 아니라 북극성 같은 항성(恒星)의 삶을 꿈꾸던 수정의 변신도 흥미로웠다. 다만 화자인 미향의 역할이 내레이터 정도에서 머물러 있는 게 다소 섭섭했다. 자, 이제부터는 네모난 우주 속에서 수정이 만든 둥근 세상으로 우리도 함께 여행을 떠날 시간이다.

이경자·김도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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