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AI디지털교과서 철저히 준비해야

이영욱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장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디지털 시대로의 대전환기를 맞아 많은 우려와 논란이 존재하지만, 교육부는 강력한 의지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첫해에는 수학, 영어, 정보, 특수교육, 국어 등 일부 과목에 도입되며, 점차 도입범위를 넓혀 2028년까지 전 과목으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7일 이틀간 강원일보사와 도교육청은 원주국민체육센터에서 ‘2024 강원에듀테크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교직원과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방문객은 출판사별로 개발된 새로운 형태의디지털교과서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활용한 수업 시연을 통해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박람회는 강원지역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디지털교과서가 가진 잠재력을 이해하고 향후 미래 교육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디지털교과서 앞에 AI가 붙은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종이 교과서와는 달리 인공지능을 통해 학생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별로 최적화된 학습콘텐츠와 피드백을 제공한다. 또한 학생과 교사가 실시간으로 상호 소통하는 기능도 갖췄다.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 개개인에 대한 학습 능력을 진단하고, 수업 후에는 학습 성취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기존의 일방향 강의식 수업이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수준을 고려하기 어려웠던 반면, 양방향 소통을 중심으로 한 AI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은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 학습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철저한 준비 없이 이뤄질 수 없다. 디지털교과서의 선택은 단위학교에서 결정하게 된다. 종이 교과서는 눈으로 편집, 구성, 내용 등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교과서는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정확히 평가해 선택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각 학교의 교과서선정위원회는 출판사별 디지털교과서를 선택할 때 사용 방식과 기능을 더욱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또한 교사들의 디지털교과서 운용 숙련도가 수업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AI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되기 전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충분한 연수가 제공돼야 한다.

도교육청은 이번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되는 초·중·고 모든 선생님을 대상으로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대한 집중 연수를 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사들이 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야 학교현장에서 혼란을 방지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 역시 내년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디지털교과서의 사용법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 전자기기에 익숙한 세대라고 해도 출판사별로 사용법에 차이가 있으므로 학교에서 채택한 교과서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기술을 미리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와 교육청은 학생들을 위한 사전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부 교원단체나 사회단체에서 디지털교과서 보급 철회를 주장하는 이유도 위와 같은 우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시간은 시행착오를 겪을 만큼 충분하지 않다.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실행으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AI디지털교과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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