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원주~부산(부전)을 연결하는 중앙선 고속철도가 20일 개통한다. 첫 열차는 이날 오전 6시26분 서울 청량리, 7시17분에는 원주역에서 출발한다. KTX-이음 투입으로 서울 청량리~원주를 40분대에 달리고 원주~봉양~도담~안동 구간은 이미 시속 250㎞ 주파가 가능하다. 이번에 안동~북영천 구간이 고속으로 신규 개통, 경주까지 고속으로 연결돼 산술적으로는 원주~부산을 1시간30분에도 주파할 수 있다. 원주~부산(부전) 간은 그동안 열차로 4시간 가까이 걸리고 환승을 해야 했다. 다만 당분간은 최고 속도를 내기 어렵고 제천, 단양, 풍기, 영주, 안동, 경주, 울산(태화강)을 경유해 실제 운행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원주~부산을 잇는 고속철도의 개통은 단순한 철도 연결을 넘어 강원과 부산·울산·경북을 하나의 일일생활권으로 묶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원주에서 부산까지 내륙 주요 관광도시를 잇는 만큼 영서 남부권의 철도혁명이 기대된다. 특히 새해 1월1일 삼척~포항 고속철도의 완공으로 강릉~동해~삼척~포항~울산~부산까지 이어지는 동해선 고속철도와는 경주에서 만난다. 당장 강원 영서와 동해안이 인구 300만의 부산, 경북, 경남 동해안과 철도로 연결되면 물류 및 관광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기대된다. 원주가 중부내륙 중심 도시로 자리 잡고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강릉시 천연물바이오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국내 최초 수소특화단지로 선정된 동해·삼척 등이 거점 도시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지역별 전략산업의 잠재력을 한껏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KTX강릉선과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수도권~강원 고속철도망에 이어 부산권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망까지 갖춰지면 도내 교통망 확충의 긍정적 시너지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하지만 철도가 놓였다는 점만으로는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 우선 아직 고속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일부 저속 구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교통망 확충으로 접근망이 좋아진 지리적 입지를 활용한 발전전략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관광 자원과 철도 역사를 연계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주변 연결 교통망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강원자치도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 주민들이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철도 개통의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