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탄핵 이후 핵심은 ‘경제’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국회에서 탄핵이 이뤄졌다. 국민이 강하고 위대한 나라다. 헌법재판관 3명의 빠른 임명으로 내란죄 규명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철저히 수사해 탄핵 사태를 종식해야 한다. 예측 가능한 나라를 만들어야 경제가 산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령 선포는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코스피는 하루 만에 5% 이상 폭락했다. 시가총액 144조원이 증발했다.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은 계엄 발표 후 미국 주식에 50억달러나 투자를 늘렸다. 해외주식채권 보관액은 228조원이 됐다. 자금이 해외로 나가면 내수는 위축된다. 계엄 때문에 송년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자영업은 더 어려워졌다. 원·달러 환율은 1,436원을 넘어섰다. 외환시장이 아슬아슬하다.

이번 계엄과 탄핵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며 곧 회복될 것이라고 한다. 아니다.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2004년 탄핵 때는 중국 경제 특수가 있었다. 2016년에는 반도체 경기가 받쳐줬다. 지금은 정부부채, 기업부채, 가계부채가 모두 크다.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미·중 패권전쟁 한가운데 있다. 저출생·고령화는 성장을 짓누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비상이다.

국가의 기본은 경제이고 안보다. 경제가 핵심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빨리 구성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고 국제 신인도를 높이는 길이다. 공직사회는 손을 놓고 있으며, 기업은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와 국민을 생각해 하루 빨리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활약을 기대한다.

둘째, 여야는 다시는 불법 계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동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 셋째, 외환시장 걱정과 소비 진작을 위한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 외환시장 불안을 줄이기 위한 통화스왑에 대해 찬·반 양론이 존재한다. 한미 통화스왑 문제는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은 한국은행 총재의 전문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 판단에 기초해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넷째,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은 한국경제에 태풍을 몰고 올 것이다. 계엄 과정에서 용산이 미국을 패싱했다는 논란이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교수는 전직 트럼프 참모들의 말을 인용해 “취임 첫 100일이 아닌 첫 100시간에 한국에 영향을 미칠 많은 게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은 기업인이다. 경제단체와 국가 전략을 논의하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신기술과 미래산업 부족이다. 우리는 일론 머스크가 있는가? 누가 머스크와 파트너를 할 것인가? 지난 10년간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을 살펴보자. 테슬라, 엔비디아, 메티 플랫폼 등 신기술 기업이 대거 등장했다. 반면 우리는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면 소수에 불과하다. 경제 성장, 혁신 경제로의 성장이 없으면 미래는 없다.

여섯째, 빈부 격차와 계층 이동성 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계급 고착화로 사회가 정체되고 있다. 죽은 사회로 가고 있다. 혁신 경제성장은 국민 삶의 질과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주식회사가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

탄핵 집회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만들어 낸 드라마였다. 응원봉 들고나온 젊은 세대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정권은 짧고 국가는 영원하다. “임금에게는 백성이 하늘이고, 백성에게는 쌀이 하늘이다.” 세종대왕의 말씀이다. 정상적인 국가, 나라다운 나라,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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