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황해도 해주와 개성 일대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 도발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우리 선박 수 척과 민항기 수십 대의 운항에 일부 장애가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서해 지역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과 항공기는 북한의 GPS 전파 교란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GPS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로 인한 이후의 모든 문제는 북한에게 책임이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남쪽으로 오물 풍선을 날려보내기 시작한 직후였다.
이후 지난달 초부터 남북 접경지역에서 간헐적으로 GPS 전파 교란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탐지됐는데, 5∼6월보다는 신호 출력 강도가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의 교란 신호는 남쪽 외 다양한 방향으로 향했고, 이 때문에 이 신호가 우리 군 장비에 탐지되기는 했어도 남측이 주 교란 대상은 아니라고 군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9일에도 북한은 해주와 개성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신호를 내보냈고 이로 인해 우리 선박과 민항기 운항에 일부 장애가 발생했지만, 이번 역시 신호 출력이 5월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런 식의 교란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달 초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북한이 평양에 나타났다고 주장하는 남측 무인기와 관련된 움직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한국은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지난달 28일 '최종 조사 결과'라면서 "10월 8일 백령도에서 이륙해 우리 공화국 영공에 침범한 한국 군사 깡패들의 무인기"가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 해상을 지나 (…) 우리 수도 상공에 침입했다"고 발표했다.
최근의 북한 GPS 전파 교란 신호가 향한 쪽에는 백령도 북쪽 해상 등지가 포함되는 만큼 북한은 자신들이 주장한 무인기 침투 경로 쪽을 향해 교란 신호를 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4일 남측 무인기 대응을 위해 개최한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에 GPS 교란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탐지전자전국 지휘관이 참석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군 관계자는 "우리 측에 오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신호가 탐지는 되므로 주시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훈련일 가능성, 무인기 주장을 대내외에 공개한 이후 그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일종의 보여주기식 방공을 펼치고 있을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