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폐업·부실대출 늘어난 건설업 … 추석 앞두고 찬바람

1~9월 폐업신고 강원 종합·전문 건설사 121건
공사 수주 급감 상황에서 원자재·인건비는 상승
5대 은행 건설업 부실대출도 확대돼 ‘보릿고개’

도내 건설업체 A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5%가량 줄었는데, 올해 공사 수주도 예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A대표는 “인건비와 자재 값도 치솟아 공사를 수주해도 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다”며 “공사물량이 줄어 건설업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을 앞두고 걱정만 커져간다”고 토로했다.

B대표는 “해마다 40~50억원대의 공사를 했는데 올해는 한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대출을 받아 인건비 등을 지급해 왔는데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 회사 면허를 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원지역 종합건설업체가 올해 1~9월(9일 기준) 9건의 폐업(변경, 정정, 철회 포함)을 신고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의 폐업 건수는 113건에 달했다.

2020년 전문건설업체 1곳이 부도를 낸 이후 없었던 도내 건설업계 부도도 4년 만에 처음 나왔다. 이는 신규 수주 등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원자재와 인건비 등은 크게 오르며 건설업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도내 착공 건축물은 6,624호로,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8,518호) 보다 22.2%나 감소했다.

건설업체들의 부실대출도 확대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건설업 총여신은 28조6,790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4,575억원(1.60%)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 총여신 24조1,78억원 중 고정이하여신이 2,825억원(1.17%)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부실채권 비율이 0.43%포인트 올랐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진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설 수주 부진과 자금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도내 건설사들의 체감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한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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