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석탄 경석’ 신소재 산업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道 내년 폐광지역 석탄 경석 용역 발주 검토
산업 지원 방안 등 종합 중장기 계획 수립 나서
적극적 행정 지원으로 산업 생태계 조성해야

강원특별자치도가 그동안 폐기물로 분류됐던 ‘경석(석탄 채굴 과정에서 섞여 나오는 암석)’의 신소재 산업화에 본격 착수한다. 경석은 그동안 폐기물로 분류돼 산업화가 불가능했다. 태백시의 경우 폐광에 따른 대체산업 육성을 위해 경석을 세라믹 원료 등 신소재로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190억원을 들여 원료산업지원센터 건립 및 시제품 생산 등 기업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1단계 사업을 마쳤다. 이를 통해 세라믹이나 건축 단열 소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폐기물 관련 규제로 인해 기업 유치 등 2단계 사업은 진척이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3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 강원지역 민생토론회에서 경석 활용이 공론화됐으며 6월에는 행정안전부와 환경부,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가 경석 활용 규제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산업자원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7월에는 경석의 활용 및 관리를 위한 도 조례가 만들어졌고 8월26일에는 환경부 훈령이 제정돼 산업화를 위한 법적인 준비를 끝냈다. 도는 내년 초 폐광지역 석탄 경석의 활용 및 관리를 위한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연구 용역 발주를 검토 중이다. 석탄 경석의 산업적 활용 및 자원화를 위해 경석 분포 현황과 국내외 시장 및 기업 수요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산업 지원 방안 등 종합적인 중장기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강원테크노파크 등에 따르면 폐광지에 매장, 적치된 경석은 2억4,000만톤으로 추정되지만 2010년대 이후 정확한 매장량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석분은 점토벽돌, 무기단열재, 인공 경량골재 등에 쓰일 수 있다. 탄소분의 경우 석탄에 비해 열량은 낮지만 캠핑용 등으로 충분히 상품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R&D를 거쳐 우주항공, 국방, 환경산업 신소재, 단열재인 발포세라믹, 환경 정화 소재 제올라이트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에도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침체된 폐광지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탄 경석의 신소재산업 활용을 위한 광물지위 부여 및 자원화는 강원랜드 카지노 규제 완화와 더불어 폐광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핵심 대체산업으로 꼽혀 왔다. 도의 비전인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시대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도 반도체, 전기차, 수소에너지, 바이오헬스 육성 등과 함께 거론돼 왔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행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 경석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경석이 묻혀 있는 지역은 그동안 토지 활용이 어려웠지만 앞으로 지역개발 과정에서 발견되는 석탄 경석의 관리체계가 마련돼 개발행위 및 건축 등 지역의 재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지자체에서는 보다 꼼꼼한 논의와 전략으로 지역의 토지 활용 방안을 세밀히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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