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은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 중 하나다. 그 중요한 물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가 요즘 시끌벅적하다.
정부의 댐 건설과 수도권 물 공급 계획 때문이다. 지역 일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면 그동안 댐 건설로 인해 피해를 본 지자체가 이제 더 이상은 불이익을 참지 못하겠다며 댐 건설과 관련된 적정한 보상과 댐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쯤 되면 ‘물의 전쟁’이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식수 확보, 산업용수 확보 등 각 지자체는 저마다의 이유로 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자원은 한정돼 있고, 기후환경 변화로 인해 물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물 자원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가 소위 갑·을 관계에서 ‘갑’인 것이다.
우리 동네 횡성군은 횡성댐을 갖고 있어 ‘갑’의 위치에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과는 결이 다른 경우다.
바로 우리 군과 인접한 원주시와의 문제다. 물에 있어서는 원주시에 갑의 위치인 횡성군은 원주시민의 식수원으로 건설된 횡성댐이 있기 전부터 원주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규제를 오랫동안 받고 있다. 횡성군은 횡성댐이 건설되고 원주시에 식수 공급이 시작된 이후부터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원주시는 미래의 물 부족을 이유로 들어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에 보도된 용역 결과에서도 원주시가 요구하는 물의 양을 횡성댐에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원주시가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불가론을 외치는 것은 반대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원주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는 물의 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왜 원주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돼야 하는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원주시민들은 두 가지 종류의 원수를 공급받아 식수로 마시고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횡성댐 수질 1급수의 깨끗한 물이고, 또 하나는 고도 정수처리를 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장양리 취수장(개울에서 퍼 올린) 물이다. 장양리 물은 대장균 수가 기준치를 훨씬 넘어 식수로는 부적합한 물이다. 원주시민 누군가는 깨끗한 1급수 물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다른 누군가는 고도 정수처리된 물을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런 일이 지속되고 있는지 아이러니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횡성댐의 깨끗한 물은 현재 원주시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충분한 용수량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원주시의 인구 증가로 인한 물의 양 증가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시민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서도 맑고 깨끗한 횡성댐 물을 공급하고 이웃사촌인 지자체의 발전을 위해 원주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는 데 동의하는 건 어떤가?
지금은 지자체 간 경쟁의 시대다. 횡성군은 물이란 아주 소중한 자원이 있고 원주시는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선도 도시다. 서로 상생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지역 소멸도 가속화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근 지자체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서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묘책 중의 하나가 규제 혁파다.
바로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가 규제 혁파의 시발점이 아닐까 한다. 물론 원주시민들의 건강권도 자연스럽게 보호되고 그야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 아닌가?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 원주시가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동의하는 그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