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자치도 시대 성장 이끌 지역은행 설립 공론화를

허영 국회의원, 국회의원회관서 토론회 개최
대형 은행과 경쟁하려면 차별화된 서비스 중요
막대한 자본 어떻게 유치할지 대안이 있어야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은행 설립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춘천갑) 국회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한국지역경영원, 문대림(제주갑), 복기왕(충남 아산갑) 의원과 함께 ‘지역은행 설립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IMF 외환위기 이후 ‘1도 1은행 체제’ 붕괴와 함께 각 지역은행이 시중 은행에 인수 합병돼 강원권과 충청권에 지역은행이 전무한 실정에서 지역경제 성장 기반이 될 지역은행의 설립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지역은행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경제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은행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지역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존재다. 그러나 지역은행 설립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까다로운 법규와 자본 요건, 그리고 치열한 금융 시장 경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공론화를 통해 하나하나 짚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은행 설립은 단순히 금융기관 하나를 늘리는 것 이상으로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우선은 법규 및 제도적 장벽이 너무 높다. 즉, 현행 금융법규는 대형 은행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지역은행 설립에 대한 진입 장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다. 자본 요건, 지점 설치 기준 등이 지역은행에게는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대형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고 자본 조달의 어려움이다. 지역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 지역 소재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지만 지역경제 규모가 작은 경우 자본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자본 조달이 더욱 힘들어졌다.

또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따른다. 지역은행은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대형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근무 조건으로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데 난항을 겪게 된다. 또한 지역은행 설립 초기에는 은행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노하우를 지닌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 문제인 것은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은행은 대형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여러 금융기관과 경쟁해야 하는데 그 경쟁 양상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금융시장의 경쟁은 더욱더 치열하다. 지역은행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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