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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안세영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선수 보호·관리, 권력보단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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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획득 직후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 쏟아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직후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낸 뒤 자신의 SNS에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5일 메달 시상식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안세영은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라고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됐던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 과정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천위페이(중국)와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재검진에서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던 상황을 떠올리며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라"면서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 짧게는 2주 재활 진단이 나오며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지만,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은퇴 여부에 대해 "저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고 묻자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면서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직격했다.

안세영은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안세영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안세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면서 은퇴 해석에 선을 그었다.

안세영은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제가 잘나서 이야기한 것도,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고 해결해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세영의 기자회견 내용이 파장을 불러 일으키면서 온라인 상에는 '협회의 만행'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협회의 비상식적인 운영 사례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례들을 보면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협회는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국가대표 선발에 개입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엔트리가 3차례나 수정됐는데, 이는 2020 도쿄올림픽을 고려해 세대교체를 하라는 협회 임원진의 지시 때문이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결과 20명 중 6명이 교체돼 종합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는 단 2명으로 줄어들었고, 복식은 2개 조를 제외하고 무려 4개 조가 파트너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전력이 크게 떨어진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이에 협회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성적 부진의 책임을 감독과 코치들에게 전가하며 문자메시지로 경질을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참가를 위해 배드민턴협회가 작성한 예산서를 보면 선수 6명이 출전했는데 임원은 8명이 함께했다.

또 감독과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에 탑승했는데,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비용은 두 배 가까이 들었다.

이에 더해 지난 2017년 5월 호주 대회 때는 임원 5명이 1,600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다가 ‘전력 상 우승은 어렵다’며 8강 전 이후 조기 귀국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코치와 선수들만 남아서 8강, 4강, 결승전을 치른 끝에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임원 누구도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임원 여비에는 펑펑 돈을 썼지만, 정작 선수단 지원은 열악한 모습이라는 등의 내용이다.

파장이 커지자 대통령실도 반응을 내놨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안 선수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정확한 진상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선수의 폭로는 윤석열 대통령도 보고를 받고 인지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이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올림픽 단식 종목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이다.

안세영의 여자 단식 금메달로 한국 배드민턴은 2008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끊겼던 올림픽 금맥을 16년 만에 되살렸다.

배드민턴이 1992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의 7번째 금메달이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던 안세영은 3년 후인 파리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셔틀콕의 여왕'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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