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결혼이민자 가족 계절근로자 초청 채용 확대해야

홍지영 태백시의원

우리 농촌에서 농사짓는 외국인을 보는 것이 이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 이유는 농촌에 일할 사람이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농이 63%인데 반해 40세 미만 청년 농가 경영주 비율은 0.7%에 불과하다.

일손 구하기에 농가의 존립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2017년 1,085명에서 2024년에는 4만9,296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당장 부족한 일손을 메울 수 있지만 농가에는 큰 부담이다. 농가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인건비는 물론 숙소, 식사 등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 태백시에서도 산재보험료, 숙소 개‧보수비, 마약 검사비 등을 지원하지만 농가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 고안한 것이 공공형 외국인근로자 프로그램이다. 지역농협이 고용 주체가 되어 숙소, 식사, 보험료 등을 책임지는 구조다. 농가는 필요할 때 하루 단위로 근로자를 쓸 수 있고 그에 상응하는 인건비만 지불하면 된다. 농가 부담이 현격하게 줄게 되었고 신청 농가가 지난해 19곳에서 올해는 55개 시·군에 70곳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태백시도 공공형 외국인근로자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 이유는 외국인근로자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었고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으니 태백시 농민들에게도 혜택을 주자는 취지다. 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제안을 한 후 며칠이 지나 전화 한통을 받았다. 결혼이민여성이었다. 홍지영 의원이 본회의에서 한 발언을 듣고 고민 끝에 전화를 한다면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결혼이민자의 가족을 계절근로자로 초청할 수 있다고 해서 시에 신청을 했는데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것이었다.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은 정부 권장 사항이다. 무단이탈로 불법체류 계절근로자가 늘어나자 대책으로 결혼이민자 가족을 활용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이 프로그램 시행 후 무단이탈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소통과 적응이 훨씬 빨라 작업 효율도 높아졌다는 것이 정부가 조사한 결과다.

이는 정부의 조사가 아니라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정부가 권장하지 않더라도 지자체가 먼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농정의 핵심은 농민이다. 농민의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농정의 시작이다. 더구나 농가는 물론 결혼이민자가족도 윈윈하는 정책이라면 더욱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결혼이민자 가족 계절근로자 초청은 농가의 효율적 경영을 위해 확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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