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예선)에 생각보다 몸이 안 풀린 것 같아 걱정했는데 오후 경기 보니 우민이다운 경기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김우민(23·강원도청)의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이 끝난 후 본보와 만난 이보은(48) 강원도청 감독이 안도의 웃음을 지으며 건넨 말이다. 김우민은 이날 결승 경기에서 3분42초50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한국 올림픽 역사상 12년만의 메달이자 김우민에게는 첫 올림픽 메달이다. 또 이번 대회 강원도청 선수 첫 메달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김우민을 지도해 온 이 감독은 결과에 두고 “노력의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체력이 약점이었는데 보완됐고 스피드도 많이 붙어서 이제 ‘에너자이저’가 됐다”며 “초반300m는 세계신기록을 유지하고 있는데 남은 100m가 발전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국체전 금메달 38개를 목에 걸고 강원도청 선수로서 은퇴한 후 지도자로 변신한 이 감독은 “제가 올림픽을 출전할 당시에는 지금처럼 해외 전지훈련이나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이 없어 올림픽만 가면 위축되고 긴장했는데, 현재 선수들은 도청에서 지원도 많이 있고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아서 좀 더 즐기면서 수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 너무나 잘해주고 있고, 경험도 많이 쌓아온 만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생각으로 남은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도 힘주어 말했다.
또 김우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아버지 김규남씨는 "우리 아들, 내가 봐도 대견하지만 천재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우민이가 올림픽 메달까지 따게 된 건 황선우 덕"이라며 "황선우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김규남씨는 "황선우를 보면서 우민이가 좋은 자극을 받았다. 후배인 선우가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고서 선우에게 많이 배웠다"며 "선우 덕에 여러 곳에서 지원받았고, 호주 전지훈련 등을 통해 우민이의 시야도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우민과 황선우는 절친한 선후배다. 황선우가 먼저 주목받았지만, 김우민은 황선우의 능력을 인정하고, 황선우 덕에 받은 지원에 고마워했다. 동시에 황선우처럼 세계 중심부에 진입하고자 노력했다.프랑스 파리=이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