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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춘천 숲 자연휴양림, 조례도 시민도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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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33억원을 들여 만든 춘천 숲 자연휴양림이 조례로 정한 시설 이용료 징수 기준을 어기고 사설 캠핑장처럼 비싼 요금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용객 상대로 바가지를 씌워 온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속았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휴양림 운영을 위탁받은 업체가 이용료를 자체 책정하는 등 규정을 위반한 채 운영하고 있었으나 명품 숲 조성 사업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춘천시가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면 책임을 피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산림청 예산을 지원받아 2008년 문을 연 춘천 숲 자연휴양림은 춘천시 소유의 공공 시설이다. 춘천시는 2019년 개정된 ‘자연 휴양림 입장료 및 시설 사용료 징수’ 조례에 따라 춘천 숲 자연휴양림 내 야영장과 글램핑장, 휴양관 등의 시설 이용료를 비수기·성수기, 주중·주말로 나눠 2만~18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춘천 숲 자연휴양림의 예약 사이트를 통해 7월 성수기 주말 요금을 검색한 결과 글램핑 시설을 조례 기준보다 높은 요금으로 받고 있었다. 또한 조례에서는 정하지 않은 차량 대수 초과 요금을 별도로 걷고 있었고 춘천시민과 장애인, 다자녀 가구에게 부여해야 하는 10~20% 감면 혜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퇴실 시간도 임의로 1시간을 앞당긴 상태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춘천시는 지난해 말 위탁업체를 선정하는 공모 과정에서 춘천 숲 자연휴양림의 예약을 정부가 운영하는 ‘숲나들e’를 통해 받도록 조건을 내걸었으나 업체는 6개월이 지나도록 자체 사이트를 이용 중이다. 더욱이 춘천시는 2015년부터 해당 업체에 휴양림 관리를 맡겨 왔고 연장 계약이 마무리된 2021년 재공모 절차 없이 계약을 추가로 연장, 특혜 논란까지 일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자체가 조성한 춘천 관광의 대표적 명소가 이렇게 허술하게 운영돼 왔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 더욱이 춘천시민들은 지자체 시설을 이용하면서 감면도 못 받고 있었다. 위탁업체가 조례를 지키지 않고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을 10년 가까이 춘천시에서 몰랐다는 것은 외부업체에만 맡겨 놓고 수탁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나 몰라라 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춘천시가 방만한 운영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동안 위탁운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 수탁업체를 바꿔 재위탁할 뿐 위탁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자체 시설의 위탁운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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