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저가 혜택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법으로 규제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악용, 불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청소년들 또한 별다른 인증 절차 없이 대부분의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0일 본보가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인 ‘테무(Temu)’와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니 각종 위험물품이 쉽게 발견됐다. 실제 총과 모양, 크기가 똑같은 장난감총부터 큰 부상을 입힐 수 있는 휴대용 나이프, 석궁, 금속 이쑤시개 발사기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낯 뜨거운 성인용품도 어렵지 않게 검색됐다. 심지어 일반 생활용품을 검색해도 성인용품이 추천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청소년유해물, 모의총포, 음란물, 의약품 등 15가지 물품에 대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지만 테무와 알리 익스프레스 홈페이지에서는 별다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남중생 자녀를 둔 강모(여·45·춘천시 퇴계동)씨는 “중국 쇼핑몰의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호기심 많은 중학생들이 용돈으로 위험물품을 구입해 모방범죄를 흉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달 초 해외 직구 관련 대응 상황 점검을 위한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 종합대책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산업과학중기정책관실 관계자는 “위해물품 반입 차단, 소비자 불편사항 및 관련 업계 애로사항 해소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