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가해자와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모습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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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김진주'로 책 출간...'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사진=연합뉴스

속보=2022년 5월 22일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 피해자가 사건 발생 이후 일련의 과정을 담은 책을 냈다.

책 제목은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마비됐던 다리가 다시 풀렸던 시기가 6월인데, 6월의 탄생석인 진주를 필명으로 짓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김진주라고 지었다.

김씨는 2일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범죄 피해자가 겪는 어려움과 사법 과정에서 불합리함 등을 알게 됐고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며 "진주는 조개가 체내의 이물질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질 덩어리인데, 이 과정이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제 상황과 너무 비슷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커리어를 인정받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부터 범죄 이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결국 방송국 카메라 앞에 서야 했던 순간까지 일련의 과정을 책에 담았다.

김씨는 "범죄 피해자로서 겪은 후유증과 수사 과정에서 느낀 소외감, 언론에 공론화하던 순간들을 떠올렸다"고 회상했다.

이 모든 것을 글로 작성하는 데는 한달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어 책을 쓰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며 "내가 느꼈던 감정과 시간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에게 쓴 '회복 편지'도 넣었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해자는 나를 보복하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다녔다"며 "그런데도 나는 더 이상 당신이 무섭지 않고, 당신과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범죄 피해자를 만나 조언하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이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씨는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범죄별 피해 대응책과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피해자가 언론을 찾지 않고, 사법 체계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일 오전 5시께 부산 부산진구에서 30대 남성이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20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피해자는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며 "굉장히 슬프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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