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 성인용품점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허술한 출입 관리로 인해 누구나 제재 없이 쉽게 드나들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강릉시 옥천동의 한 무인 성인용품점. 고등학교·초등학교 스쿨존 400여m 주변에 있는 이 상점 앞길은 학생들이 등·하교때 마다 지나가야 한다. 하지만 별다른 신분 인증 절차 없이 쉽게 출입문을 열고 입장할 수 있었다. 매장 내부에서는 낯 뜨거운 광고 문구와 각종 성인용품이 진열돼 있었다.
춘천시 요선동에 위치한 무인 성인용품점은 출입 관리를 위한 성인 인증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지만, 매장 내부에는 중·고등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들이 다수 발견됐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청소년은 성인용품점 매장에 출입할 수 없으며 성인용품을 구입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일부 무인 성인용품점의 허술한 출입 관리로 청소년들도 손쉽게 드나들고 있었다.
학교 주변의 무인성인용품점은 춘천, 원주, 강릉에만 9개소가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청소년이 무인 성인용품 가게에 출입하거나 물건을 사는 행위를 현장에서 적발하지 않는 이상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무인 성인용품점은 자유업종으로 구분돼 학교에서부터 직선거리 200m 반경을 벗어나기만 하면 별도의 인허가 없이 개업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무인 성인용품점에 대한 청소년 출입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무인 성인용품점은 청소년들에게 성적 충동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이는 왜곡된 성인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무인 성인용품점의 청소년 출입에 대한 법적 처벌 규정을 강화해 업주가 관리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