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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초점]인구·지방소멸 위기를 헤쳐 나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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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권 폴리텍대 원주캠 의료공학과 교수

인구소멸, 지방소멸 위기가 심각하다. 학령인구가 가족계획 이후 35년 만에 절반으로 줄면서 수년 내 전국에 있는 대학도 절반 정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매년 줄어가는 반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원룸이 성행하고, 가족보다는 상대하기 편한 반려견·반려묘와 살아가는 가구는 증가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각급 학교가 없어지면서 반려견·반려묘 대학교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가 인간이 소멸되는 것이 아닌지 씁쓸하기만 하다.

부모세대의 가족중심 사회도 바뀌고 있지만 초고령사회와 코로나19 이후 젊은세대의 의식 변화를 노후세대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부모 되기는 쉬우나 부모답기는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본다. 돈 없고 무지(無知)한 부모는 설 땅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1차 산업에서 3차 산업까지의 30년 고도성장 시대를 거치고 4차 산업 시대를 접하면서 코로나19를 겪은 후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부모도, 선생님도 필요 없고 삼촌, 이모가 없어지고, 가족 모임도 거의 사라져 가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부모들은 오로지 자식의 장래만을 생각하면서 희생하는 삶을 살다가 고령사회에 홀로 남겨진 채 쓸쓸하고 고단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세상의 변화를 빨리 인식하지 못한 부모세대들이 컴퓨터 문명 시대에서 제대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 문제다.

인터넷의 발달로 사회 곳곳에 예약제가 아닌 것이 없는 만큼 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때도 젊은세대들은 집에서 예매하는데 어른들은 역(驛) 대합실에서 줄 서서 기다린다. 또한 젊은이들은 인터넷으로 우대금리 적용받는 은행을 찾는 데 비해 어른들은 번호표를 뽑고 창구에서 마냥 기다린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젊은이는 전국 맛집을 찾아 예약해서 할인쿠폰으로 싸게 먹는 반면, 어른들은 동네 뒷골목이나 단골만 찾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지하철은 어떤가? 휴대폰만 보고 있는 젊은이 옆에 서 있다가 어른들은 되레 민폐 끼칠가 봐 출입구 쪽으로 피하는 시대다.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결혼식도 주례사 없이 부모나 신랑 신부들끼리 편지를 읽고 하객들은 식권을 받아 식사하고 오는 풍경이 일상화됐다. 장례식장은 조화(弔花)만 서 있고 화장 후 한 줌 재가 되어 나오는 세상이고 납골묘나 추모관에 안치하면 끝나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10년이 1년의 발전 속도로, 1년이 3개월 발전 속도로 총알같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현재 직업 중 40%는 지속적으로 없어지고 앞으로 로봇이 상용화 되어가고 2040년이 되면 로봇이 감정까지 나타내는 시대가 온다. 로봇하고 공존하는 세상이 온다고 보면 된다. 인간이 로봇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되어간다고 한탄만 해서는 안 된다. 기술을 리드하는 지식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들도 만나서 담소도 나누면서 즐겁고 재미나게 사는 것도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이다. 전화하면 금방이라도 만나줄 수 있고 대화해 줄 수 있고 편하게 식사 한 끼 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립고 어떤 이야기를 털어놔도 흉이 되지 않고 무지(無知)하게 느끼지 않는 친구가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매 순간 자신을 되돌아보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자.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배우고 적응하면서 살아간다면 삶의 만족도 또한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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