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달 30일 본청 1층에서 ‘2023 유아·놀이중심 언어교육 수업 사례나눔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례나눔회에서는 유치원 교사들이 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연구회를 결성해 아동의 언어능력 발달 방법을 고민하고 현장에서 활용한 사례가 다수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아동 언어발달에 도움이 될 방안을 살펴보고자 현장을 찾았다. 도교육청 유튜브채널 ‘학끼오TV’에서도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김영애 원주 반곡별유치원 교사=
‘문해력이 자라는 말놀이 글놀이’를 주제로 풍부한 문해 환경 조성을 통한 유아의 문해력 증진과 의사소통 능력 향상 방법을 실천하고 적용한 프로그램 공유 및 확산을 운영 방향으로 설정했다. EBS 문해력 유치원에 출연한 강사를 초청해 문해 환경 조성의 이론과 실제에 대한 연수도 진행했다. 무지개 소금 글자놀이는 3세반에서 이뤄지는 활동으로 넓은 쟁반에 소금을 넉넉히 뿌리고, 아이 이름의 초성글자를 새기며 소금 특유의 질감으로 재미를 더했다. 또 네이버클로바앱을 활용하는 클로바램프는 글자를 읽어주고 아이가 책을 읽은 음성을 저장해 들려준다. 아이들은 자신이 쓴 글자를 클로바가 읽어주니 매력적으로 느낀다. 물론 교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다음 사례로는 ‘한글펀치’를 활용해 유아들이 글자와 친숙해도록하기 위해 내 이름 꾸미기, 내 이름 찾아보기, 이름 색칠하기, 자석글자 놀이를 진행했다. 또 찢어지거나 낡은 그림책을 활용해 아이들이 팝업북을 만드는 활동은 유아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상상력 증진 및 이해력·어휘력이 향상하는 효과를 거뒀다.

■신미영 철원 새들유치원 교사=
아이들의 문해력 발달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까하는 고민에서 언어발달 연구회를 시작하게 됐다. ‘그림책으로 떠나는 한글여행’을 주제로 유아의 기초 문해력 증진에 주목했다. 혼합연령 학급이고 같은 연령의 유아도 개별 발달이 달라 다양한 연령대의 그림책을 선정했다.
‘어서오세요 ㄱㄴㄷ뷔페’이라는 책을 활용해 각 자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모아 자음마을을 만들었다. 가나다가 들어가는 단어가 붙은 블록으로 징검다리를 만들자 아이들이 건너면서 즐거워했다. 글자에 대한 흥미가 낮았던 아이들이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음 모양의 요가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글자 모양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신체조절능력, 협동심도 기를 수 있었다. 교실 환경은 아이들이 한글과 친해질 수 있도록 직접 쓴 글자로 꾸몄고 좋아하는 캐릭터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해줬더니 언어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

■조예나 원주 북원초병설유치원 교사=
‘꿈을 꾸는 문어’ 연구회에서는 질문 놀이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하브루타’를 통한 균형적 언어발달 교육을 연구하고자 했다. 하브루타란 두 사람이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는 유대인의 동료학습이다. 유아들의 언어 형태를 수집하면서 유치원 교실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 연령 및 학급형태별로 다른 놀이 양상과 접근법을 고민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에도 기여했다. 먼저 주말동안의 기억에 남는 일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그 후 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대집단으로 공유했다. 이 경우 교사가 질문의 틀을 “~이 궁금해. 왜 ~했어?” 등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레방아 친화활동’은 동그라미 안의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고 밖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짝을 바꾸면서 다양한 또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또 질문카드 맞추는 게임은 답을 맞춘 유아가 아닌 질문을 한 유아가 점수를 얻게 된다.

■이수민 홍천 속초초병설유치원 교사=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그림책을 활용해 언어 교육을 시작했다. 고민식당이라는 그림책을 본떠 ‘고민약국 놀이’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교사, 행정실 직원, 초등형님 등을 초대해 직접 고민상담을 통해 여러 가지 약을 제조, 처방하는 놀이다. 놀이 도중 촬영한 사진은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제작할 때 활용했다. 말풍선을 그려 대화를 적어넣으며 아이들의 언어능력이 더 상승할 수 있었다. 한 유아가 “왜 어른들은 맨날 피곤해요?”라며 피로가 사라지는 마법약을 판매한 에피소드가 가장 공감됐다. 활자가 그림으로 표현된 ‘타이포그래피 그림책’을 활용한 사례의 경우, 아이들이 시각화된 글자를 보고 그 형체를 유추해 몰랐던 뜻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언어교육은 글자를 가르치거나 읽고 쓰는데 치중하는 것이 아닌 아이가 놀이속에서 교사, 친구와 상호작용하면서 얻게되는 태도, 어휘, 문장능력, 상상한 바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사들 또한 연구회를 통해 막연했던 언어교육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주영선 속초 설악초병설유치원 교사=
연구회 길잡이 책으로 ‘EBS문해력 유치원’을 선정해 재밌는 활동을 책 속에서 찾고 나누는 활동을 했다. 하브루타, 연극놀이 강사를 초청해 교사들이 먼저 공부하고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요렇게 해봐요’라는 책을 활용해 아이들이 글자 초성과 자음에 대해 흥미를 갖을 수 있도록 했다. 유아들이 글자 자세를 취하도록 해 그 사진으로 그림책을 제작했다. 예를들면 인사하는 모습을 촬영해 자음 ‘ㄱ’을 표현하고, 가위, 고구마 등 ㄱ으로 시작되는 단어들을 옆에 적었다. 이런 식으로 ‘ㄱ’부터 ‘ㅎ’까지 자음과 연관 단어들을 그림책으로 제작해 아이들에게 한권씩 나눠 가정에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연구회를 통해 다른 교사들의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교사와 아이 모두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