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확산 우려에 소고기 가격이 요동치며 밥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0월23~26일 한우 평균 경락값은 1㎏당 1만9,150원을 기록했다. 이는 럼피스킨병 국내 발병 직전인 같은 달 16~19일 평균 경락값(1만7,903원)과 비교해 7% 오른 가격이다. 럼피스킨병 확산에 따라 자극을 받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도내 평균 한우(1+등급, 등심) 소비자가도 100g당 1만1,438원에서 1만2,028원으로 5.2% 뛰었다. 정부의 방역조치로 소 이동제한이 걸리며 문을 닫는 도매시장이 늘자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럼피스킨병 백신의 항체 형성 기간이 3주임을 감안하면 향후 최소 3주는 소 이동제한 기간이 연장되며 육우 재고 확보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문제는 럼피스킨병의 장기화다. 그때는 어떤 처방을 써도 소고기 가격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 뻔하다. 소고기 소비심리 위축을 막는 것은 지금부터 전개될 방역 상황에 달린 셈이다. 유통업계는 1일 한우데이 행사를 위해 비축해 놓은 물량이 충분해 2~3주가량은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파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일시 이동중지 조치로 단기 도매가 변동이 있지만 현재까지 살처분한 소는 1,000마리 정도로 한우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전국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경우 이달 중에는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 소고기 가격 안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다. 장바구니 물가만이 아니다. 한국은행 통계는 물가 오름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은은 최근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3.4%로 지난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앞서 나온 9월 생산자물가도 121.67(2015년=100)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 공산품,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등이 두루 인상됐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를 보면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 물가가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앞으로 적잖은 부담을 예고하는 지표다. 따라서 소고기 가격까지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를 자극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