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서핑 성지’ 동해안 안전불감증 사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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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서 서핑 중 안전줄 끊겨 50대 사망
최근 3년간 서핑 수난사고 106건 속출
기상 악화에도 신고만 한다면 제지 없어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강원일보 DB

‘서핑의 성지’로 자리 잡은 강원지역 동해안에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서핑객들의 수난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4일 양양 북분리 한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하던 A(54)씨가 물에 빠졌다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안전줄(리쉬)을 연결한 채로 서핑을 하던 중 줄이 끊기면서 사고를 당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도 속초 헤드랜드 인근 해상에서 서핑을 하던 B(26)씨가 파도에 떠밀려 물에 빠졌다가 테트라포드로부터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 구조됐다. B씨가 서핑을 하던 당시 동해안에는 태풍 카눈으로 인해 풍랑주의보가 발효, 속초 앞바다에 4m 이상의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지만 다수의 서핑객들이 바다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3년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서핑 수난사고는 총 106건이다. 같은 기간 기온과 수온이 모두 낮아져 서핑족의 발길이 잦은 9월에도 28건의 수난사고가 잇따랐다. 올해도 지난 6월부터 두달간 33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지역별로는 ‘서핑의 성지’라 불리는 양양(101건)과 강릉(30건)순으로 사고가 몰렸으며, 고성(15건), 동해(9건) 순이었다.

하지만 안전망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상레저안전법상 서핑객들은 보드와 발목을 연결하는 안전줄(보드 리쉬)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높은 파도가 동반되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때도 사전에 신고만 한다면 별다른 제지 없이 서핑을 할 수 있다.

이승대 강원자치도서핑연합회장은 “현재 서핑 강습요원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별다른 지원 자격 규정도 없다 보니 교육과 구조 능력이 부족한 일반 대학생들까지도 요원으로 선발하고 있다”며 “서핑업체들은 최소한 인명구조 자격증을 보유한 강습요원을 배치해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핑객들은 날씨와 위험 요소를 미리 숙지하고 실력에 맞는 파도를 선택해 서핑을 즐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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