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반등을 노리던 강원FC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강등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지난 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전반 4분 만에 김민석에게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이로써 강원은 10경기 연속 무승(3무 7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2승 7무 11패, 승점 13점으로 11위에 머물렀다.
강원으로서는 매우 뼈아픈 패배였다. 특히, 강원이 주중 FA컵 8강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리그에 집중했던 만큼 이번 패배는 치명적이다. 윤정환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K리그1 19라운드 수원FC전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들을 모두 FA컵에서 제외했고, 이들을 인천전에 그대로 선발로 내세웠다.
반면,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인천은 FA컵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내세웠고, 이로 인해 이번 경기에서는 에르난데스, 델브리지, 음보쿠 등 핵심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선발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강원 1군이 인천 1.5군에 패한 셈이다.
이번 패배로 강원은 20라운드에서 대구FC와 무승부를 기록한 최하위 수원삼성(승점 10점)과 승점 차가 3점으로 줄어들었다. 다득점(강원 12골, 수원삼성 17골)에서 수원삼성에 5골이 뒤쳐진 강원은 다음 라운드에서 수원삼성에게 역전 당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또한, 강원의 올 시즌 현실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다이렉트 잔류의 마지노선, 리그 9위도 멀어졌다. 현재 리그 9위 인천(승점 23점)과 승점 10점 차이다. 아직 18경기가 남아 있지만 올 시즌 강원에게는 매우 큰 격차로 보인다. 20경기 동안 승점 13점(경기당 0.65점)을 획득한 강원은 이대로라면 단순 계산 시 남은 18경기에서 승점 11.7점을 획득, 최종 승점은 24.7점에 그친다. 인천의 현재 승점보다 고작 1.7점 많은 수치로, 인천이 남은 18경기에서 무승부 2번만 거둬도 이를 넘어선다.
성적 부진은 감독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하지만 선수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주전 선수들이 나선 인천전의 경기력이 로테이션 멤버가 나온 포항전의 경기력보다도 안 좋았다는 점에서 선수단도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강등권에 처한 팀의 선수들임에도 절실함이 보이지 않았다.
윤정환 감독 역시 인천전을 마친 후 “이름이 있고 작년에 잘했던 선수들이 팀에 헌신하는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가치에 맞게 선수들이 생각하고 값어치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누가 해주겠지라는 안일함이 있다 보니 팀도 슬럼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 잘하면 거만해지는 게 당연하지만 프로 선수들이면 그런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고 선수단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