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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도미노처럼 우르르 넘어져 '아비규환'…14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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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전점검에서는 '이상 없음' 판정…경찰 "수동 조작 정황은 없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독자 정지우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빠른 속도로 역주행, 이용객들이 한순간에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졌다.

이 사고로 A씨 등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 등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CCTV 영상에는 넘어진 이용객들이 에스컬레이터 하단부에 겹겹이 쌓이고, 그 앞에 서 있던 사람들도 줄줄이 넘어지면서 아비규환을 방불케 한다.

일부는 에스컬레이터 난간을 넘어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등 아찔한 모습이 이어지기도 한다.

에스컬레이터는 수 초간 역주행하다가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난다.

사고가 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모여 아래에 깔린 탑승객을 끄집어내고, 일부를 부축하며 구조를 돕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14명 부상[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다친 남모(17·고교 2) 양은 분당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나오며 떨리는 목소리로 "넘어져 깔린 사람이 많았는데 너무 끔찍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등굣길에 사고를 당한 남양은 "중간에 있다 앞으로 넘어졌다"며 "굴러떨어진 건 아니고 버스에서 (급정차 시) 넘어지듯이 그렇게 넘어졌다"고 말했다.

남양은 자신이 다니는 고교 교사 1명도 함께 사고를 당했는데, 그 교사가 119 구급대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 곁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며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길에 전화로 딸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병원으로 달려왔다는 남양의 아버지(52)는 "우리 애가 크게 다친 데 없다고 해 처음엔 놀라지 않았는데 함께 있던 선생님께서 병원에 갈 것 같다고 해 바로 병원으로 왔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응급실에 도착한 딸아이가 X-레이를 찍었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고 신경이 놀랐다고 해 진통제를 맞았다"며 "퇴원해 3일 경과를 지켜본 후 외래진료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양방향에 안전 펜스와 출입 통제선이 설치돼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철도경찰 관계자 등이 사고가 발생한 2번 출구 앞을 지키며 다른 시민들에게 우회를 안내하고 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최근 점검에서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전 공단 점검에서도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밀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며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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