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빠른 속도로 역주행, 이용객들이 한순간에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졌다.
이 사고로 A씨 등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 등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CCTV 영상에는 넘어진 이용객들이 에스컬레이터 하단부에 겹겹이 쌓이고, 그 앞에 서 있던 사람들도 줄줄이 넘어지면서 아비규환을 방불케 한다.
일부는 에스컬레이터 난간을 넘어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등 아찔한 모습이 이어지기도 한다.
에스컬레이터는 수 초간 역주행하다가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난다.
사고가 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모여 아래에 깔린 탑승객을 끄집어내고, 일부를 부축하며 구조를 돕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날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다친 남모(17·고교 2) 양은 분당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나오며 떨리는 목소리로 "넘어져 깔린 사람이 많았는데 너무 끔찍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등굣길에 사고를 당한 남양은 "중간에 있다 앞으로 넘어졌다"며 "굴러떨어진 건 아니고 버스에서 (급정차 시) 넘어지듯이 그렇게 넘어졌다"고 말했다.
남양은 자신이 다니는 고교 교사 1명도 함께 사고를 당했는데, 그 교사가 119 구급대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 곁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길에 전화로 딸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병원으로 달려왔다는 남양의 아버지(52)는 "우리 애가 크게 다친 데 없다고 해 처음엔 놀라지 않았는데 함께 있던 선생님께서 병원에 갈 것 같다고 해 바로 병원으로 왔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응급실에 도착한 딸아이가 X-레이를 찍었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고 신경이 놀랐다고 해 진통제를 맞았다"며 "퇴원해 3일 경과를 지켜본 후 외래진료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양방향에 안전 펜스와 출입 통제선이 설치돼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철도경찰 관계자 등이 사고가 발생한 2번 출구 앞을 지키며 다른 시민들에게 우회를 안내하고 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최근 점검에서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전 공단 점검에서도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밀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