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스마트폰 게임인 줄 알았더니 ‘도박’ … 10대도 수 천 만원 빚더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파멸의 늪, 사이버 도박/
(하·完) 저연령화 심각

◇온라인 도박 사이트 <사진=연합뉴스>

강원지역의 10대들에게 '사이버 도박 중독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온라인 게임을 가장한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점점 늘어나고, 청소년들에게도 손을 뻗치고 있다.

■친구 소개로 도박 경험 최다=강원도내 고교생인 A(18)군은 지난해 2월 '스마트폰으로 돈을 벌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솔깃해 파워볼 게임 사이트에 접속했다. 베팅 금액은 1,000원에서 출발해 점점 늘었고, 28만원으로 300만원을 따는경험도 했다.

월 10만원의 용돈으로 베팅 금액이 부족해지자, A군은 친구들에게 10만~20만원씩 빌리기 시작했다. 파워볼을 새벽까지 하면서 성적도 점점 떨어졌고 우울감과 충동적인 성향이 심해졌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가족들은 A군을 추궁했다. 그 결과 A군이 이용한 사이트가 불법 도박 사이트였고, 도박 자금으로 빌린 돈이 1,500만원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A군처럼 지난해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를 찾은 10대 청소년은 15명에 달한다. 이들이 도박으로 잃은 금액은 평균 1,323만원이었다.

10대들의 온라인 도박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강원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접수된 '인터넷 게임 중독' 상담 요청 건수는 지난해 4,206건에 달했다.

■10대 시기 도박, 20~30대까지 위협=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도박'이 급증하면서 도박자들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를 찾은 상담자 278명을 보면 96%가 온라인 도박자였고, 대부분 남성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38%(105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1.3%(87명)로 그 다음이었다. 도박으로 잃은 평균 금액이 20대는 7,293만원, 30대는 1억 9,844만원이었다.

도박 종류를 보면 '불법 스포츠 도박'이 35%였고 '사다리 게임, 홀짝 맞추기'가 16.5%, 온라인 카지노가 10.4% 순이었다. 재테크를 가장한 도박장인 '주식 리딩방'이 9.6%였다.

도박의 중독성은 심각했다.

강원도내 대학생 B씨는 고교 2학년때 스마트폰으로 접한 온라인 도박(바카라, 사다리)을 끊어내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불법 사채까지 끌어 도박을 했고, 2년 연속 3,500만원씩 빚을 졌다. 친구들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평판이 나빠지면서 자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장효강 강원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은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지는 경로는 '친구나 선후배의 소개' '스마트폰'이 있다"며 "반복적인 예방 교육으로 불법 도박에 대한 호기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