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행동·생각과 깊게 연관된 '가슴'(1223)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가슴(chest)란 우리 몸에서 목과 가로막(횡격막) 사이의 부분을 말하고, 비슷한 말로 흉곽(胸廓·rib cage)이라 하며, ‘마음이나 생각’을 뜻하기도 한다. 가슴의 또 다른 이름은 흉부(胸部)이고, 그 내부의 장기가 자리한 공간을 흉강(胸腔·chest cavity)이라 한다.

가슴에 얽힌 관용어들이 많기도 하다! “가슴을 앓다(안달하여 마음의 고통을 느낌)”, “가슴을 치다(큰 충격을 받음)”, “가슴을 태우다(몹시 애태움)”, “가슴에 멍이 들다(마음속에 쓰라린 고통과 모진 슬픔이 지울 수 없이 맺힘)”, “가슴에 불붙다(감정이 격해짐)”, “가슴에 새기다(잊지 않게 단단히 마음에 기억함)”, “가슴에 칼을 품다(상대편에게 모진 마음을 먹거나 흉악한 생각을 함)”, “가슴을 도려내다(마음을 아프게 함)”, “가슴을 찢다(슬픔이나 분함 때문에 가슴이 째지는 고통을 줌)”, “가슴에 찔리다(심한 양심의 가책을 받음)”, “가슴이 두방망이질하다(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림)”, “가슴이 막히다(가슴이 미어짐)”, “가슴이 무너져 내리다(심한 충격을 받아 마음을 다잡기 힘들게 됨)”, “가슴이 서늘하다(두려움으로 마음속에 찬바람이 이는 것같이 섬뜩함)”, “가슴이 숯등걸이 되다(애가 타서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함)”, “가슴이 아리다(몹시 가엾거나 측은하여 마음이 알알하게 찌르는 것처럼 아픔)”, “가슴이 콩알만 해지다(불안하고 초조하여 마음을 펴지 못함)”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이는 가슴이 우리의 행동과 생각에 깊숙이 연관성을 가진다는 뜻이리라.

앞의 익힘 말(관용어)에는 하나같이 슬픔․설움․아픔․분노․애태움․야속함 등 분심(忿心)을 품은 것이 특징이다. 화병(火病)은 가슴이 그 뿌리요 원류(原流)다. 속이 답답하여 나는 울화병(鬱火病)이라고도 부르는 화병을 영어사전에서는 우리 고유어인‘화병(hwa-byung)’이라 쓰고, ‘억제된 분노나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심적이나 정신적인 병’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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