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겨울보다 여름에 쑥쑥 자라는 머리카락<1195>

기온 오르면 혈액순환 빨라져

영양공급 원활해 10% 잘자라

현대인은 아마도 20만년 전에 아프리카 동부에서 생겨나 지금부터 5만년 전에 북으로 이주를 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태양이 약한 북쪽은 검은 곱슬머리와 검은 살갗 탓에 넉넉히 자외선을 받지 못해 충분한 비타민 D를 만들지 못해 뼈가 약하게 됐다. 그러나 돌연변이로 직모이고 피부가 흰 사람들이 생겨나 살아남았으니, 본능적으로 북유럽 사람들이 햇볕 쬐기를 좋아하게 됐다고 본다.

한 사람의 머리숱은 평균 10만개이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75여개가 숭숭 빠지며, 빠진 만큼 새로 난다. 그러나 사람마다 달라서 가장 빨리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은 16세에서 24세(생식기능이 가장 활발한 나이) 사이의 젊은 여성이라 한다. 아무튼 보통은 1년에 거의 15㎝ 이상 자라며, 6년이면 수명을 다하고 마니, 한 자리의 털이 15번 빠지고 되 나면 그만 아흔 살(졸수·卒壽)이 되고 만다.

기온이 올라 혈액순환이 빨라져 털에 영양공급이 원활한 여름엔 겨울보다 근 10%나 빨리 자란다고 하며, 건강하지 않거나 나이를 먹으면 자람의 속도가 느려진다.

긴 모발 하나 뽑아 두 엄지손가락 중간(위)에 걸쳐 놓고 양 손가락을 꼼작꼼작 좌우로 움직여보자. 분명히 한 쪽으로 움직여 갈 것이다. 털의 겉이 매끈하지 않고 기왓장을 포개 놓은 듯이 한 방향으로 까칠한 탓이다. 털뿌리에서 털끝 쪽으로 빗으면 머리가 가지런히 제 자리를 잡지만 반대로 빗질을 하면 헝클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머리카락 이야기를 하다 보니, 늦가을에서 이듬해 늦봄까지 머리 감기를 못 하고, 소죽 끓이는데 굴뚝에 바람이 들어 아궁이로 되돌아 나오며 나는 연기, 불길에 머리카락을 태워, 머리에 더부룩한 ‘까치집'을 지었던 생각이 난다. 요새는 아침마다 감는 그 머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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