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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11월 유재하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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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면 가슴 한쪽을 아련하게 만드는 두 뮤지션이 있다. 고(故) 유재하와 김현식이다. 네 살 형이었던 김현식은 유재하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알아보고 무척이나 아꼈다고 한다. 그러나 유재하는 1987년 11월1일, 김현식은 3년 뒤 같은 날인 1990년 11월1일 세상과 작별했다. 유재하는 불과 25세에 교통사고로, 김현식은 32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화로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그래서 11월 첫날이 되면 어김없이 유재하와 김현식의 대표곡 ‘사랑하기 때문에'와 ‘내 사랑 내 곁에'가 소환된다. ▼태백 출신 유재하는 교통사고를 당하기 3개월 전 자작곡 9곡이 담긴 첫 앨범을 내놓았다. ‘사랑하기 때문에'를 비롯해 ‘지난날', ‘그대 내 품에', ‘가리워진 길' 등의 명곡들은 34년이 지나도록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단 하나의 앨범으로 한국형 고품격 발라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후배 뮤지션들의 헌정곡과 공연도 이어지고 있다. 유재하 3주기 기일이자 김현식이 세상을 떠난 1990년 11월1일 데뷔한 신승훈도 훗날 두 선배님의 음악으로 자신의 음악 인생이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유재하의 아버지 고(故) 유일청 황지광업소 창업주는 아들을 기리며 유재하 장학재단을 설립한 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만들었고, 1989년부터 올해까지 32회째 열리고 있다. 조규찬, 유희열, 김연우, 스윗소로우 등이 배출됐고 ‘BTS 아버지' 방시혁도 1994년 동상을 수상하는 등 싱어송라이터 등용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지난달 30일 2021 유재하 추모 기념 전국 통기타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1962년 태백에서 태어난 유재하를 추모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역 일각에서 유재하의 음악을 기리고 유재하 거리를 조성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 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산업화를 견인했던 탄광촌 태백은 1980년대 이후 잿빛 풍경의 폐광지로 쇠락했다. 태백이 K-발라드 르네상스를 열어 가는 문화 중심지로 다시 한번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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