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진이 심뇌혈관질환의 반복적 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혈당(당화혈색소) 수치가 6.8∼7.0%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주목된다.
미국 신경과학회 공식 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 10월호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한문구 신경과 교수)·서울아산병원(장준영 진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당뇨병을 동반한 급성 뇌경색 환자 1만8천567명을 대상으로 입원 시점의 당화혈색소 수치와 이후 1년 동안의 뇌경색, 심근경색에 따른 사망 및 복합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당뇨병 환자에게 적절한 혈당 조절은 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위험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당화혈색소는 혈당이 증가해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를 말한다. 이처럼 한번 붙은 당분은 적혈구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그대로 붙어 있기 때문에 적혈구의 수명(120일)이 유지되는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농도를 알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는 7.5%였다. 이 중 1년간 8%(1천437명)에서 복합심뇌혈관질환이 발생했으며, 5%(954명)에서 뇌경색이 재발했다.
연구팀은 입원 당시 당화혈색소가 6.8∼7.0%를 초과하는 경우 복합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의미 있게 증가하는 것으로 봤다.
통계치로는 당화혈색소가 7.0%를 초과하면서 혈당 조절이 안 좋았던 환자들은 6.5% 미만으로 잘 조절됐던 환자들에 견줘 각각 복합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7%, 뇌경색 재발위험은 28% 높았다.
연구팀은 특히 뇌 속 작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열공 뇌경색'의 경우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를 좀 더 낮게 잡고 엄격하게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반면 큰동맥죽상경화증이나 심한 대뇌혈관 협착이 동반한 환자에게서는 목표치를 좀 더 높이 잡아 다소 덜 엄격하게 조절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현재 당뇨병 표준치료 지침에서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당화혈색소를 7.0%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고령 또는 기대 여명이 짧거나 혈관 합병증이 많이 진행한 경우, 심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8.0%를 넘지 않는 정도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
연구책임자인 한문구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과 심장마비, 기타 혈관질환의 발생 및 재발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당화혈색소 수치를 6.8∼7.0% 범위로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