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양양 죽도 인근 20층 숙박시설 결국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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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 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

◇양양군 죽도해변 인근에 초고층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흰 점선). 2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세워질 경우 해안경관뿐만 아니라 해수욕장과 서핑의 성지로 각광받는 죽도해변 백사장 일대에 일조량 부족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양양=박승선기자

양양군이 지난 연말 현남면 시변리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0층의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을 허가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대형 건축물 건축 과정에서의 소음, 진동뿐만 아니라 일조권, 조망권 등 각종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에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바다 경치를 제대로 누릴 수 없게 되면서 '경관의 사유화' 논란도 재현될 전망이다.

주차·쓰레기 문제 불보듯

경관 사유화 논란도 우려

주택법 적용 대상서 빠져

상위법 개정 시급한 과제

군 "저촉사항 없이 불허 땐

소송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죽도 인근 20층 생활형 숙박시설 결국 '허가'=지난 3일 양양군 시변리 경로당 앞 죽도 방면을 바라보던 이모(90)씨와 최모(여·74)씨는 “평생을 바라보던 죽도와 바다를 이제 볼 수 없게 되는 건지 모르겠네”라며 한숨을 쉬었다. 해안에 인접한 죽도 바로 뒤편 3,359㎡의 대지에 1,246㎡ 건축면적의 20층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양양군은 지난해 12월15일 이 같은 내용의 건축 신청에 대해 허가했다. 이로써 이 일대 탁 트인 동해 바다를 누릴 수 있었던 권한은 숙박시설 거주자들만으로 축소되게 됐다.

■불편은 모두 원주민 몫=이번 시변리 생숙을 포함해 건축이 허가된 양양군 생활형 숙박시설은 7건에 총 2,616실 규모다. 이는 지역의 모든 숙박시설 객실 수인 5,897개의 절반에 육박한다. 앞서 2019년 4월 총 462세대의 인근 동산리 생활형 숙박시설 뒤편에도 408세대의 같은 시설이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이로써 향후 수년 내 이곳에서 쏟아지는 인파와 차량, 쓰레기 등으로 양양 해변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동산리와 시변리의 경우 3년 내 생활형 숙박시설 1,100실 이상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극심한 주차난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건설되고 있는 현장 인근 주택의 바닥엔 진동으로 인한 균열 등이 발생, 일부 주민은 법적 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상위법 개정 없이 난개발 저지 역부족=이처럼 난개발 우려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인허가 요청이 잇따르는 이유는 주택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으로는 객실마다 개별 등기가 가능하고, 1가구 2주택의 제한이 없는데다 전매제한도 없다.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이는 난개발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오는 이유다. 양양군 관계자는 “건축법은 재량 규정이 아닌 기속 규정이어서 저촉사항이 없음에도 불허하면 소송을 당할 수밖에 없다”며 “경관 훼손과 물 부족, 주차난, 쓰레기 문제가 예상됨에도 허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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