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각장애인 1만5천여명 불구 강원대병원·강릉아산병원만 확보
예산 탓 하루 4시간·8개월만 운영하기도… 도 자체사업 추진 검토
몸이 아픈 청각장애인들의 진료 및 치료에 필수적인 수어통역사의 상시 배치 병원 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강원도수어통역센터운영본부에 따르면 강원도 내에는 총 1만5,000여명의 청각장애인이 있지만, 이들의 실시간 의사소통을 도울 수어통역사가 배치돼 있는 병원은 단 2곳(강원대병원·강릉아산병원)뿐이다. 그마저도 지원 예산이 적어 하루 4시간씩 쪼개 연중 8개월 정도만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강원도 시범사업(장애인복지증진사업)으로만 추진되면서 두 병원에 인건비와 운영비 포함, 800만원의 예산만 편성했기 때문이다. 결국 도내 청각장애인 대부분은 의사에게 건강상태를 제 때,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3년째 강원대병원에서 활동 중인 이순주 수어통역사는 “한 달 60여건, 8개월간 총 500여회의 통역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우리가 곧 의사일 수 있다는 사명감 때문에 근무시간 이외에도 언제나 대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상황도 비슷하다. 강원도를 제외하고 국내 병원 가운데 수어통역사를 상시 배치한 곳은 부산성모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 등 3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강원도가 먼저 도 예산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수어통역사 상시 배치 병원을 늘리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원태경 도의원은 “이 문제는 경제논리가 아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강원도가 선도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신규사업으로 검토했던 만큼 내년에는 도 자체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무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