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평생 이런 흉년은 처음” 추석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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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장마와 연이어 찾아온 가을태풍으로 올해 최악의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춘천시 신북읍의 논에서 한 농민이 지난 태풍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모습. 박승선기자 lyano@kwnews.co.kr

역대 최장기간 장마·태풍 이어지며 농작물 흉작 현실화

고랭지 배추·무 수확량 전년比 13% 급감 배춧값 2배 뛰어

농민 “재해보험 적용 작목 한정적… 보상 범위 더 확대해야”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끝난 후에도 태풍과 비가 이어지면서 유례없는 흉작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물론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서민들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와 무는 지난해에 비해 수확량이 13%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고랭지 당근과 양배추 수확량도 각각 11.9%, 1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과 태백, 평창 등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배추에서도 뿌리가 썩고 무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출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 고랭지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60)씨는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흉년은 처음 겪는다”며 “덥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더위에 강한 배추 품종을 심었는데 제대로 수확을 하지 못하게 돼 걱정이 크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장에 꼭 필요한 고추의 경우도 탄저병과 무름병이 확산되면서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고추 탄저병과 무름병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로 인해 생육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제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고추가 전부 무르고 썩어 성한 것이 없고 마을을 둘러봐도 농사가 잘 된 집을 찾아볼 수 없다”며 “영농 대출금 이자를 갚고 생계를 꾸려 갈 일이 아득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도내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지역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원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로 철원지역에서는 164㏊의 농경지가 침수 및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고 도열병 등 병해충 피해도 잇따라 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은 급등하고 있어 농민들에 대한 지원과 소비자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16일 춘천의 소매시장에서 판매된 상등품의 고랭지 배추 1포기 가격은 1만3,000원으로 평년 6,830원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

농민들은 정확한 기상 예측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농업 재해 등에 대한 보상 범위가 너무 적다며 이를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농민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문 한농연 도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재해보험은 적용 대상 작목을 한정적으로 정해 놓고 있어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실제로는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보험 범위를 보다 폭넓게 하는 등 농민들의 소득이 보다 안정적으로 보장돼야 소비자들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서화·김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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