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강원경제인 대상 수상기업]바이오 화장품 성공 발판 5년내 대장암 치료제 개발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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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성공상-하울바이오 (춘천)

◇강원경제인대상 창업성공상을 수상한 하울바이오 직원들이 사옥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남덕기자

인체 친화적인 항체 소재 화장품 해외서 주문 늘며 3억대 매출

2단계 진단키트 진출 후 자금력 쌓아 최종 신약개발 성공 전략

설립 4년차 수억대 투자 유치…바이오산업 선도 기업으로 주목

코로나19로 전 산업이 마비된 가운데 이른바 'BBIG'가 대세가 됐다. 바이오(B)·배터리(B)·인터넷(I)·게임(G)을 이르는 말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미래 유망 산업으로 이 4가지를 보고 선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도내 창업 기업 가운데 올 상반기 투자 유치에 두각을 나타낸 기업은 단연 춘천의 하울바이오(대표:나희준)이었다. 설립 4년 차인 하울바이오는 엔젤투자매칭펀드로부터 올 5월에 2억7,000만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제14회 강원경제인상 창업성공상 부문에 선정된 하울바이오는 '코로나 이후 강원도 바이오 산업'을 선도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형 '실험실 창업' 벤처기업=하울바이오는 도와 강원대, 춘천시가 2009년 유치한 미국 스크립스(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한국 분원인 (재)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에서 뻗어 나온 벤처기업이다. 선임연구원으로 있었던 나희준(45) 대표는 연구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7년 창업을 결심했다. 이 같은 실험실 창업은 바이오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창업 모델이다.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편익을 주는 신제품 개발, 고용 창출로 이어질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0일 방문한 춘천 지텍빌리지(거두농공단지)의 하울바이오 사옥은 단출한 2층짜리 건물이었다. 이웃인 기업들은 쟁쟁했다. 하울바이오처럼 벤처기업에서 출발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국내 점유율 1위인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한 휴젤이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또 옆에는 하울바이오처럼 대학 실험실에서 출발해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한 바디텍메드가 있었다. 실제로 하울바이오 임직원들은 이 기업들의 성장 사례를 잘 참고하고 있었다. 벤치마킹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으로 성장할 꿈도 갖고 있었다.

■암 치료제 개발이 최종 목표=하울바이오는 '암 치료용 항체 신약 개발'이 최종 목표인 기업이다. 일반인은 알약이 생산라인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업을 머릿속에 그리지 쉽지만, 신약 연구개발 착수부터 제품화까지 드는 어마어마한 비용과 시간을 감당할 기업은 전 세계에 많지 않다.

무수한 단계마다 필요한 기술, 지식을 생산하고 거래하는 것 자체가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거대한 시장이다.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신기술을 글로벌 대기업들이 로열티를 주고 산 후 제품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울바이오는 바로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연구개발력이 곧 자산이기 때문에 임직원 11명 가운데 박사급이 5명이다. 사옥 건물의 상당 부분은 실험장비가 갖춰진 연구소로 운영되고 있었다. 현재 수행 중인 정부 연구과제만 5개다. 하울바이오는 앞으로 5년 내 대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항체뿐만 아니라 면역세포를 더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항체 화장품, 진단키트 사업으로 성장 기반 구축=벤처기업이 신약개발을 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난이다. 고급 인력이 필요하지만 당장 수익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를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하울바이오는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단계별 성장 전략'을 쓰고 있다. 수익 창출이 비교적 용이한 화장품 사업에 1단계로 진출해 캐시카우(Cash Cow)를 확보하고 있다.

하울바이오의 화장품 제품은 항체를 소재로 쓰기 때문에 기존 제품들과는 차별화됐다. 인체 친화적인 성분이기 때문에 주름과 미백, 아토피 등에 효과가 훨씬 높아 중국 시장에서 벌써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 마케팅을 앞세우는 기존 화장품 기업들과는 달리 기능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울바이오가 지난해 3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것도 항체 소재 화장품에 대한 해외 시장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마스크팩, 세럼 제품의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주문량이 늘어 올해 7억~8억원대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지사 설립도 마쳤다.

하울바이오가 2단계로 진출한 사업은 진단키트 사업이다. 가정에서 아토피 균수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내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항체용 화장품과 진단키트 사업을 접목시키면 '맞춤형 화장품 개발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렇게 자금력을 쌓아 가며 3단계로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는 게 경영 전략이다.

나희준 대표는 “소비자가 진단키트로 피부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쓰도록 추천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이렇게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갖추고 암 치료용 신약 개발 기술력을 쌓아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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