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권성동 당선자 "중앙서 4선 관록 역할 다할 것…야당 이끄는 지도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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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1대 국회…도 및 도연고 당선자에게 듣는다] 4선 권성동 당선자 (강릉)

5월30일, 제21대 국회의 막이 오른다. 강원도의 운명을 짊어질 8명의 지역구 당선자도 국회에 입성한다. 주민들의 꿈과 희망을 안은 이들의 행보에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일보는 도 및 도 연고 당선자들을 차례로 만나 결코 쉽지 않았던 그동안의 여정과 앞으로의 계획, 포부를 듣는다. 4·15 총선의 열기가 채 가라앉지 않은 22일 국회에서 4선 고지에 오른 강릉 무소속 권성동 당선자를 가장 먼저 만났다.

보수 문제점과 가야할 길

가치·매력 제대로 전달 못해

중도·젊은 층 심층분석 통해

당의 모든 정책·주장 맞춰야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

아침 눈 뜰때마다 기적 실감해

지역서 초선처럼 주민 섬기며

제2혁신도시 유치 꼭 해낼 것

“선거가 끝난 지 이제 꼭 1주일 됐는데 아직도 아침에 눈 뜰 때마다 기적을 실감합니다. 정말 하늘이 돕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에요. 감사하고 또 감사함을 느끼죠.”

한 달여 만에 국회에서 다시 만난 강릉의 권성동 당선자는 어딘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좀처럼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무뚝뚝한' 그가 선거기간 만난 평범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줄줄이 늘어놨다. “주문진에 사는 주민이신데 아주 열성적으로 제 선거운동을 해 주셨다는 거예요. 끝나고 전화로 '고맙다' 인사했더니 또 그게 고마우셔서….” 고마움과 자부심, 결연한 각오는 한데 뒤엉켜 진심이 됐다. '전쟁'의 상흔은 아직 손가락 군데군데 반창고로 남았지만 권 당선자의 시선은 이미 미래로 향해 있었다.

-여당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했다. 가슴이 철렁했을 것 같다

“내가 당선된 건 정말 기적이다. 보수 진영 후보가 3명이나 난립한 상황이었고, 내가 제안한 단일화도 무산돼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국 강릉시민들이 표를 몰아 주셔서 당선됐다. 집단 지성의 결과다. 위대한 강릉시민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드라마'였다. 선거가 끝난 지 딱 1주일 됐는데 매일 아침에 눈 뜰때마다 이건 정말 기적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정말 소중하고 값진 승리다. 4년 내내 그 기적을 되새기겠다. 감사하다.”

권 당선자의 선거 이력은 화려하다. 단 한 번도 득표율 50%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다.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50.9%를 얻었고 2012년 총선에서는 무려 60.78%를 가져갔다. 2016년에도 57%를 기록, 2위와의 격차는 20%포인트나 됐다. 그런 권 당선자가 4·15총선에서는 40.84%로 38.76%를 기록한 여당 후보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통합당 공천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민주당 후보야 어차피 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지만 친분이 있고 함께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다소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다 과거의 일이다. 미래통합당 홍윤식 후보로부터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감사하다고 답을 했다. 다른 분들과는 아직 연락을 하지 못했다. 선거 때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강릉 발전 목표하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앞장서겠다.”

-첫 무소속 출마였는데

“이번 총선 이전에 3번의 선거를 했는데 그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강릉 주민들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지위가 있는 특별한 분들이 아니다. 나를 지지해준 분들은 강릉에 사는 평범하고 착한 우리 이웃들이었다. 과거 선거 때는 '얼굴 도장'만 찍고 갔던 선출직 선후배들도 모두 이번에는 죽기 살기로 뛰었다. 선거가 끝난 지 1주일 됐는데 아직도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곳이 엄청 남았다.”

-복당을 신청했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시기에 당에서 내쳐졌는데 왜 다시 돌아가려고 하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정치는 혼자 할 수 없다. 정치철학이 맞는 정당에서 정치를 해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 당의 공천은 잘못됐지만 나의 정치적 뿌리는 통합당에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

-무소속의 복당을 반대하는 기류도 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분들은 모두 잘못된 공천의 피해자들이다. 비중이 크신 분들이고 전국적 참패로 국회 의석 1석이 아쉬운 상황 아닌가. '덧셈의 정치'를 해야 보수가 산다.”

권 당선자는 공천 탈락에 반발, 지난달 16일 통합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6일 복당을 신청했다. 탈당한 지 꼭 한달 만이었다. 그의 복당 문제를 놓고 당에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보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워낙 많지만 4가지로 요약하겠다. 일단 통합당이 표면적으로는 통합을 이뤘지만 그 의미나 가치가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되지 않았다. 보수의 가치·매력을 젊은 층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데서 1차적 문제가 발생했다. 두 번째는 공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다. 야당은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하는데 전략공천을 남발했다. 공천 피해자들이 나오면서 표가 분산됐다. 막말 논란도 총선 참패의 원인이다. 네 번째는 황교안 전 대표의 언행에 문제가 있었다. 'n번방' 사건 관련 발언도 그렇고,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같은 경우 전 국민에게 주자고 했다. 그동안 보수는 보편적 복지를 반대해 왔는데 전혀 다른 주장을 한 거다. 취약계층과 피해 입은 자영업자·중소기업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어야 한다.”

-그럼 보수는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 하나

“수도권과 중도층, 젊은 층을 향해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 이들의 표를 못 가져오면 앞으로도 승리 못한다. 당의 정책, 정강, 당 지도부의 모든 발언, 주장을 여기에 맞춰야 한다. 전문가들과 심층분석을 해서 중도층 국민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강원도의 총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에게 유리했던 게 맞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지역의 기초 조직이 흔들렸다. 강원 표심은 이제 특정 정당에게 유리하지 않다. 더 노력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3석, 통합당은 4석을 얻었다. 남은 1석은 무소속인 권 당선자가 가져갔다. 민주당은 2000년 이후 최대 의석을 얻었고, 통합당은 전국적 참패 속에서도 강원도에서만큼은 과반을 점하며 바닥 보수세를 확인했다. 그러나 과반을 목표로 삼은 여당이나 전석을 싹쓸이했던 전적을 가진 야당이나 아쉬운 '성적표'이긴 매한가지다.

-여당에서는 원주갑 이광재 당선자가 최다선이다. 어떻게 평가하나

“오랜만에 중앙정계에 복귀한 것을 축하한다.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겠다. 그동안 강원도는 소외되고 각종 발전에도 뒤처져 있었지만 저와 이광재 당선자 등 여야의 다선 의원들이 힘을 합치면 강원도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해결하고 싶은 지역 현안은

“1호 공약으로 내놓은 제2혁신도시 유치다. 충청·호남 의원들과도 공동전선을 형성해 꼭 해내겠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지역에서는 초선 의원의 마음으로 겸손하게 주민들을 섬기고,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4선 국회의원이 갖는 무게감으로 지역 및 국가 발전에 앞장서겠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야당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 '기적'을 만들어준 주민들의 마음을 매일 아침마다 되새기겠다.”

서울=원선영기자·사진=김남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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